“내일 성지를 내릴 것이니, 안심해도 좋아.”
이 말을 들은 강희진은 기쁨에 휩싸여, 내내 불안했던 마음이 마침내 놓였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소첩, 그때가 되면 반드시 온 힘을 다해 폐하를 섬기어, 결코 누가 되지 않겠사옵니다.”
강희진은 일어설 수 없었기에, 앉은 채로 허리를 굽혀 선우진에게 예를 표했다.
이제 됐다.
추렵 건이 매듭지어졌으니, 강 정승과 만날 날도 기약할 수 있게 되었다.
어머니께서 아직 정승댁에서 고초를 겪고 계시다는 생각에, 추렵까지 남은 열흘조차 아득하게 길게 느껴졌다.
선우진은 대꾸 없이, 손에 든 일에만 몰두했다.
강희진 또한 편안히 침상에 누워 앞으로의 계획을 구상했다.
초월이 찾아온 것은 그로부터 한 시진이 지난 뒤였다.
“폐하, 어서방에 약간의 음식이 준비되어 있사옵니다. 소인이 마마께 가져다드리겠사옵니다.”
방에 들어선 초월은 공손히 선우진에게 예를 갖추었다.
“음.”
선우진은 초월의 손에 들린 것을 힐끗 보고는, 덤덤하게 답했다.
흰죽 한 사발에, 두어 가지 반찬, 새우와 채소가 곁들여져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강희진의 배가 꼬르륵 소리를 냈다.
강희진은 민망함에 황급히 배를 감쌌다.
“마마, 어서 따뜻할 때 드시옵소서.”
초월은 강희진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알겠다.”
강희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털썩 주저앉았다.
초월 또한 방을 나섰다.
거의 하루를 굶은 강희진은 이미 허기가 극에 달해 있었다. 선우진이 이쪽을 신경 쓰지 않자, 강희진 또한 격식을 차릴 것 없이 젓가락을 들어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밥 한 그릇을 비웠다.
그릇을 내려놓은 강희진은 이어서 접시에 놓인 녹두전 한 조각을 집어 맛보았다.
달콤하고 부드러우며, 향긋한 냄새가 가득한, 실로 맛있는 음식이었다.
강희진은 세상 더없이 만족스러운 얼굴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본 선우진은 더는 참지 못하고, '풋'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폐하...”
강희진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선우진의 가슴에서 고개를 들었다.
분명 진지한 얼굴인데, 어째서인지 그 눈은 보통 사람보다 세 배는 더 매혹적이었다.
선우진은 강희진의 이런 모습에 가장 약했다.
마음이 간지러워, 강희진의 허리를 껴안은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소첩의 손이...”
강희진의 목소리는 가냘팠고, 선우진을 몹시 두려워하는 듯했다.
강희진은 아픈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다만 이미 한 번 다친 적이 있기에, 다시 다치면 상처가 더욱 심해질 것이고, 강희진은 혹여 추렵에 참여하지 못할까 염려스러웠다.
“짐도 알고 있다.”
선우진의 턱이 강희진의 정수리에 닿았다.
품 안의 여인은 몹시도 가냘팠다. 온몸이 뼈와 가죽뿐이라, 살점 하나 만져지지 않았다. 선우진은 절로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몸이 밀착되자, 강희진은 선우진의 아랫도리에서 느껴지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강희진은 어린아이가 아니었기에, 금세 그 의미를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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