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은 고개를 돌려 강원주를 바라보았다.
“그래, 네가 이번에 돌아왔으니, 궁궐 일은 모두 희진이가 처리할 텐데, 잘 해낼 수 있겠느냐?”
정승의 말에 강 부인도 강희진을 떠올렸다.
“흥, 평소에도 저보다 잘난 척하더니, 제가 궁에 있든 없든 걔한테 무슨 상관이겠어요.”
강원주는 갑자기 화가 난 듯, 먹다 만 떡을 접시에 던졌다.
“그게 무슨 소리냐? 강희진이 너를 괴롭히기라도 했느냐?”
강 부인은 깜짝 놀라며 다급하게 물었다.
“괴롭힌 건 아니지만, 제 말을 안 들어요.”
강원주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어떻게 된 일이냐?”
정승의 표정이 갑자기 엄숙해지며 강원주를 쏘아보았다.
“아버님, 어머님은 모르시는데, 강희진이 처음 용상에 오른 후부터 아주 안하무인이 되었어요. 제가 몸이 안 좋아서 황제 폐하의 총애를 받을 수 있다는 걸 믿고, 궁에서 자주 이래라저래라 하고, 몇 번이나 저한테 말대꾸했어요. 예전에 우리 집에서처럼 얌전하고 말 잘 듣는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요.”
강원주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 잡년이, 전부터 불안하더니, 역시나 내 짐작이 맞았네. 친모가 우리 집에 없었더라면 원주를 대신해서 귀비 자리에 앉으려고 했을 년이네!”
자기 딸을 괴롭힌다는 말에 강 부인은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원주를 대신한다고?”
정승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마치 엄청난 농담을 들은 것처럼 차갑게 웃었다.
“어떻게 대신한다는 말이냐고.”
“하지만 원주가 말했잖아요, 황제 폐하의 환심을 살 수 있다고. 어차피 후궁에 첩 하나 더 는다고 문제 될 것도 없고, 만약 황제 폐하께서 정말로 첩으로 삼으시려 한다면요.”
강 부인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만약 이 일이 폐하께 알려지면, 가벼이 넘어가도 군주를 기망한 죄인데, 그년이 무사할 수 있을 것 같으냐? “
정승은 강희진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듯, 경멸하는 말투로 말했다.
말을 마친 그는 깊은 생각에 잠긴 얼굴로, 탁자 위의 찻잔을 들어 가볍게 입술을 축였다.
“강희진이 제 앞에서 기고만장한 것은, 아마도 제가 다른 빈들에게 맞서 총애를 얻으려면 그 아이에게 의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버님은 다르지 않습니까. 강희진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아버님을 두려워할 것입니다.”
정승이 자신을 위해 강희진에게 벌을 주겠다고 나서자, 강원주는 몹시 기뻐했다.
마치 강희진이 무릎 꿇고 용서를 비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생각만 해도 속이 후련했다.
정승댁은 화기애애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한편 명광궁에서는, 상의원 사람들이 며칠 뒤 있을 추렵 준비를 위해 강희진의 치수를 재고 있었다.
“이상하구나. 마마의 발이 어찌 지난번보다 두 치나 더 커졌을까.”
발 치수를 재던 두 궁녀가 머리를 맞대고 소곤거리며, 의아해했다.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이를 들은 상궁이 다가와 확인했다.
그 모습에, 강희진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결국 그녀는 강원주와 쌍둥이가 아니었기에, 다른 점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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