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 울려 화면을 보니 소유진이 메시지를 보냈다.
[아래층에 도착했어. 준비됐어?]
시계를 확인한 온하준은 소유진이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 것에 놀랐다.
답장을 보낸 후 정장 재킷을 들고 호텔 방을 나선 뒤 엘리베이터를 탄 온하준은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천천히 숨을 몰아쉬었다.
로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문밖의 화이트 마세라티 옆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있었다.
짙은 네이비 블루의 등이 파인 드레스를 입고 있는 소유진은 유럽 귀족의 공주처럼 고귀해 보였다.
호텔 문을 나선 뒤 온하준이 다가가자 소유진이 미소를 지었다. 달빛이 그녀의 얼굴에 비춰 미소가 더욱 달콤해 보였다.
“미안해, 오래 기다렸지.”
온하준의 말에 소유진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방금 도착했어. 원래 약속 시각보다 일찍 가는 게 습관이라.”
온하준의 복장을 훑어본 소유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늘 정말 멋있네.”
심플한 칭찬에 온하준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미소를 지었다.
“너도 아름다워.”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나눴다.
소유진은 차 키를 옆에 있는 대리운전 기사에게 건넸다.
“오늘 밤은 술을 마실 거라서 운전기사를 불렀어. 중요한 고객들도 소개해 줄게.”
차 안에서 소유진은 오늘 밤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번 만찬은 동해 의료기술협회에서 주최하는 거야. 장 원장님 외에도 중요한 고객 몇 분이 참석하실 거야.
소스턴 메디컬 그룹의 대표이사 임기목과 오션 데이터 테크의 창업자 김근우 회장님도 오셔.”
온하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씩 기억했다.
“업계의 거물들이네.”
“맞아.”
“소 대표님!”
금테 안경을 쓴 중년 남성이 다가오자 동해시 의료정보센터 장지수인 것을 발견한 소유진은 미소를 지으며 악수했다.
“장 원장님, 오랜만이에요.”
“하하, 오늘 밤 정말 아름답네요. 온 이사님과 함께 있으니 한 쌍의 원앙 같아서 정말 보기 좋아요.”
장지수가 온하준에게도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자 온하준이 악수하며 말했다.
“과찬이십니다. 지난번 장 원장님의 통찰력에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장지수가 더 크게 웃었다.
“이사님 기억력이 정말 좋으시군요! 저도 그 역운 시스템에 대해 더 자세히 얘기하고 싶었어요!”
세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 키가 큰 여성이 다가왔다. 온하준은 이내 그 여자가 재원 그룹의 홍보 이사 안효진임을 알아보았다.
“소 대표님, 온 이사님, 오랜만이에요.”
안효진의 목소리는 여성 특유의 여운이 느껴질 정도로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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