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렇게 생각해.”
소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방금 친구들 몇 명에게 연락했으니 내일 기자회견 전에 선수를 칠 거야.”
“어떻게?”
소유진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내일 아침이면 알게 될 거야. 하지만 지금은 우선 밥부터 먹자. 아직 저녁도 못 먹었을 거 아니야?”
온하준은 그제야 배가 고프다는 걸 깨달았다.
“너도 안 먹었어?”
“응, 이 일 때문에.”
“그럼 일단 밥부터 먹자. 내가 살게.”
소유진이 웃었다.
“이번엔 내가 살 거야. 근처에 괜찮은 식당이 있는데 조용하고 괜찮아.”
20분 후, 그들은 해성 옛 도심의 한 골목길에 도착했다.
상업 중심가와는 동떨어진 이곳은 옛 해성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소유진은 온하준을 간판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작은 식당으로 안내했다.
인테리어가 거의 되지 않은 내부에는 몇 안 되는 테이블에 손님 몇 명이 있었다.
“아빠가 생전에 자주 데리고 오던 곳이야.”
소유진이 조용히 말했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가식적이라서 이런 곳에 와야 모든 고민을 잊을 수 있다고 하셨어.”
주문을 마친 후, 두 사람은 조용한 자리에 앉았다.
업무 외적으로 이렇게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는 건 처음이었다.
“아버님 얘기는 잘 안 하더니.”
온하준이 대화를 시작했다.
“아버님에 대해 더 얘기해줄 수 있어?”
소유진이 턱을 괴고 말했다.
“담인엽 같은 인간이 이 바닥에서 계속 날뛰는 건 더는 볼 수 없어. 그들의 비즈니스는 약탈이나 다름없어. 기술 자체의 가치에 관심도 없고.”
“네 마음 이해해. 하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자기 자신을 잃을 수도 있어.”
소유진이 온하준을 바라보았다.
“하준 씨는? 조씨 가문에 대한 원한은 없어?”
창밖을 내다본 온하준은 혼자 생각에 잠겼다.
“처음엔 당연히 있었어. 배신당한 느낌은 참기 힘들었거든. 하지만 지금은, 그냥 내 삶을 사는 게 더 좋은 것 같아. 그렇게 힘들지 않아도 되잖아.”
“그게 우리의 차이인 것 같아.”
소유진이 쓴웃음을 지었다.
“하준 씨는 너그러운 사람이야.”
“아니, 그냥 경험이 다른 거야. 아내에게 배신당하는 것과 아버지를 잃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니까.”
소유진이 온하준을 바라보았다.
“정말 조아영을 다 잊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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