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역운 의료 프로젝트의 핵심 알고리즘을 노렸고...”
양유현이 잠시 멈칫했다.
“두 분의 개인 통신 기록이요.”
온하준과 소유진이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모두 회사에서 지정한 업무용 계정을 사용하고 있었다.
“기술을 노리면서도 우리 관계를 이용해 내일 그럴듯한 기사를 작성할 생각이었네.”
소유진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담씨 가문은 여전히 비열하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양 팀장님, 해킹 경로를 추적할 수 있을까요?”
온하준이 묻자 양유현은 고개를 저었다.
“점퍼를 최소 세 겹은 썼기 때문에 단시간에 추적하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하지만?”
“해킹 코드에 익숙한 사인이 있었는데 3년 전 제노 테크가 해킹당했을 때의 사인과 비슷해요.”
소유진의 몸이 살짝 떨렸다.
“계속 말해봐요.”
“당시 제노는 해킹을 당한 뒤 핵심 기술 데이터를 도난당했고 그게 결국은 회사가 인수합병된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였어요. 이번 해킹 방식으로 봤을 때 같은 팀이 저지른 것으로 보여요.”
온하준은 소유진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고 두 발짝 다가가 소유진을 부드럽게 다독였다.
“이번엔 그 사람들 뜻대로 되지 않을 거야.”
소유진은 깊게 심호흡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즉시 데이터 보호 프로토콜을 활성화하고 백업 서버를 불러와요.”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요. 담씨 가문에서 우리 데이터를 훔치려고 했으니 우리도 ‘깜짝선물'을 주는 게 좋겠네요.”
시선을 돌린 사람들은 온하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미끼는 준비됐으니 이제 넘어올지 말지만 기다리면 돼요.”
“아빠 회사가 해킹당하고 핵심 기술을 도둑맞았어. 그렇게 자금이 끊기고 담씨 가문에서 악의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했지. 모든 일이 너무 순식간에 벌어져서 당시에는 누가 그랬는지도 전혀 몰랐어.”
온하준은 끼어들지 않고 조용히 그녀의 말만 들었다.
“내가 서둘러 귀국했을 때 아빠는 이미 돌아가셨고 난 마지막으로 아빠 얼굴을 볼 기회조차 없었어.”
소유진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날부터 제노를 다시 일으켜서 아빠의 기술력을 증명해야겠다고 다짐했어.”
온하준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녀의 어깨를 살며시 토닥여줄 수밖에 없었다.
“아빠가 남긴 편지엔 꿈을 지켜내지 못한 게 제일 큰 한이라고 적혀 있었어.”
소유진이 고개를 들었다.
“하준 씨, 난 똑같은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 무슨 일이 있어도 이노 테크놀로지가 흔들리는 일은 없게 할 거야. 온전히 아빠의 꿈을 이룰 수 있게.”
온하준은 그녀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
“이번엔 달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너와 함께 이노 테크놀로지를 지키니까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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