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 시, 피곤함에 지친 두 사람은 돌아가서 몇 시간 쉬기로 했다.
“오전 9시에 데리러 올게.”
소유진은 온하준을 호텔까지 데려다주었다.
차에서 내린 온하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미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짙게 드리운 소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잠깐만.”
그러고는 홀린 듯 손을 뻗어 그녀의 뺨에 흘러내린 머리카락 한 가닥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이노 테크놀로지의 사업 총괄 이사로서 항상 네 옆에 있을게.”
이미 얼굴이 붉어진 소유진이 싱긋 웃었다.
“알아.”
온하준이 막 가려는 순간 그녀가 갑자기 그를 불렀다.
“하준 씨, 어젯밤에...”
그녀는 아직 말을 꺼낼 용기가 나지 않아 머뭇거렸다.
“같이 있어 줘서 고마워.”
...
호텔 방으로 돌아온 온하준은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소유진의 집에서 그녀가 다가오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러다 7년간의 사랑과 조씨 가문에서 쫓겨났을 때의 자신을 생각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차피 잠이 오지 않아 단념하고 세수를 하려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온 상무, 좋은 아침이야. 우선 끊지 말고 제대로 얘기를 나눠볼까 하는데.”
온하준은 바로 몸을 일으켰다.
“당신 누구야?”
“담인엽, 담씨 가문의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이지.”
상대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담 회장님께서 이렇게 이른 시간에 무슨 일로 전화를 주셨죠?”
“담 회장님 말씀은 흥미롭지만 제가 왜 그쪽을 믿어야 하죠?”
“날 믿을 필요 없이 자네가 직접 알아보면 되겠지. 소유진에게 물어보는 건 어때? 자네와 만나기 전에 이미 조아영과 결혼한 걸 알고 있었는지 말이야.”
그 말이 온하준을 망치처럼 내리쳤다.
“그리고 이노 테크놀로지의 초기 자금이 어디서 왔는지도 확인해 봐. 그 돈은 제노 테크가 파산당한 후 받은 손해배상금과 소정환의 사망보험금이니까.”
온하준의 호흡이 가빠졌다.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자네가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정보를 제공하는 것뿐이야. 부디 오늘 기자회견에서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군.”
전화는 끊어지고 온하준은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소파에 앉았다.
어젯밤 소유진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날부터 난 그 사람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고 다짐했어.”
그는 휴대폰을 들고 바로 소유진에게 해명을 요구할지 말지 고민했다.
하지만 결국엔 직접 확인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만약 거짓이라면 직접 물어보는 게 두 사람의 협력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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