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네가 전보다 더 행복하고 자유로워 보여서.”
“재원에 있을 때의 너는 내 결정에 따르기만 했잖아. 그런데 지금은 네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 좋아 보여.”
거짓은 1도 섞지 않은 진심만을 말하는 것 같아서 온하준은 눈을 크게 뜨고 조아영을 바라보았다.
“너 진짜 많이 변했구나.”
“사람은 누구나 다 성장하는 거니까.”
“뭔가를 잃어보고 그것 때문에 아파해 본 사람은 더더욱 그렇잖아.”
온하준을 입구까지 데려다주며 조아영은 문득 사심 섞인 질문을 했다.
“소유진... 그 여자는 너한테 잘해줘?”
“응. 좋은 상사이자 친구야.”
“그냥 친구 사이야?”
똑같은 질문을 하는 두 여자에 온하준은 답을 하지 못하고 말을 돌렸다.
“늦어서 난 이만 가볼게.”
“하준아.”
“오늘 와줘서 정말 고마워.”
조아영을 향해 손까지 흔들어준 뒤 밖으로 나온 온하준은 그제야 깊은숨을 뱉어냈다.
그러면서 문득 소유진과 함께 일하던 나날들이 떠올라서 온하준은 핸드폰을 꺼내 그녀에게 연락을 해보았다.
“유진아, 지금 잠깐 시간 돼?”
“미안해 하준아. 내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내일 얘기하면 안 될까?”
“알겠어. 그럼 내일 보자.”
전화를 끊은 온하준은 알 수 없는 실망감에 한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
...
“상무님이 재원 그룹과 더 이상 일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람들이 관심이 몰려있는 몇 주 동안만이라도 거리를 두세요.”
무의식적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며 생각을 하던 온하준이 고민 끝에 답을 했다.
“이사회의 결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이 재원한테는 제일 힘든 시기에요. 프로젝트로 가장 중요한 결정을 앞둔 시기고요. 지금 제가 떠난다면 재원은 버티지 못할 거예요.”
“제가 그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거라고 오해할 수도 있고요.”
“그건 저희도 생각해봤어요. 하지만 상무님은 이노의 COO이시잖아요. 이노가 1순위여야죠.”
“소 대표는 이 일 알아요?”
“대표님은 이사회 결정에 동의하셨습니다. 회사를 위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소유진이 이런 결정에 동의하기 전 자신에게 언질도 주지 않은 것에 실망한 온하준이 무미건조하게 답했다.
“알겠습니다. 재원 그룹 일은 빠른 시일 내에 인수인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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