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후, 한씨 가문과 차씨 가문의 세기적인 결혼식이 예정대로 거행되었다.
차연희가 임신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결혼식 절차는 간소화되었지만 그 화려함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하객들은 입장하기도 전에 수천만 원 상당의 답례품을 받았고 좌석에 앉는 순간부터 보이는 모든 것이 개인 맞춤형이었다.
만개한 줄리엣 로즈는 십 년 전 한태훈이 차연희만을 위해 직접 가꾼 것이었고 천장을 가득 채운 다이아몬드 크리스탈 역시 그녀를 위해 특별 제작된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하객들 앞에 놓인 식기 하나까지도 차연희의 취향에 맞춰 유명 장인이 특별히 제작한 작품이었다.
결혼식장의 모든 요소가 한태훈이 차연희를 향해 품고 있는 깊은 애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하객들은 감탄을 금치 못하며 부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 대표님과 차연희 씨 정말 천생연분이네요. 듣자 하니 두 분 소꿉친구라면서요?”
“그렇다니까요. 예전에 한 대표님이 차연희 씨 구하려다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한 대표님 같은 남자랑 결혼하면 소원이 없겠어요.”
주변에서 아무리 자신의 사랑을 떠들어대도 한태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지금 손에 든 핸드폰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계산해보니 어젯밤이면 서하린이 호텔에 도착했어야 했다.
하지만 어제부터 지금까지 그녀에게서 단 한 통의 전화도 한 줄의 메시지도 오지 않았다.
서하린은 서규태가 출국 전에 직접 부탁했기에 반드시 돌봐야 할 사람이었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서하린의 아버지에게도 면목이 없었다.
고민 끝에 그는 결국 문자를 보냈다.
[지금 어디야?]
메시지를 전송한 순간, 결혼식 담당자가 다급히 문을 두드렸다.
“한 대표님, 곧 입장하셔야 합니다.”
그는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내려갑니다.”
그가 방문을 닫는 순간, 화면이 꺼지지 않은 핸드폰이 깜빡였다.
거기에는‘메세지가 전달되지 않음’이라고 뜨고 있었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꽃길 너머에서 차연희가 천천히 걸어왔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긴 드레스 자락을 손으로 살짝 들어 올린 채 한 걸음 한 걸음 한태훈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 순간,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이 정상이었을 것이다.
이 질문은 응당 주저 없이 대답해야 할 것이었다.
하지만 한태훈은 잠시 말을 잃었다.
눈앞에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차연희의 얼굴과 기대에 찬 하객들의 시선.
그리고 텅 빈 대문.
예전에 서하린은 그에게 장난스럽게 말한 적이 있었다.
‘태훈 씨가 다른 여자랑 결혼한다고? 그럼 내가 무조건 식장에 가서 결혼식 박살 낼 거예요.”
그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혹시라도 그녀가 나타날까 봐 문 앞에 보안 인력을 배치해 놓았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녀는 정말로 오지 않았다.
그렇게 떠들던 애가, 한때 자신을 그렇게나 좋아했던 그 애가.
‘이제는 정말 나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접어버린 걸까?’
그 질문이 그의 마음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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