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은이 문가영을 입양했을 때도 입양 발표회를 열었었다. 그리고 문가영과 관련된 중대 행사가 있을 때마다 활동을 열었다.
노블 자선 재단의 공식 계정에는 #들어볼가영 이라는 태그가 있었다.
그래서 문가영이 파양한다는 것도 발표회를 통해 본인문가영이 직접 얘기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노블을 헐뜯지 않고 문가영을 헐뜯을 테니까 말이다.
구혜림은 원래 문가영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당장 문가영을 문씨 가문에서 쫓아내고 싶었다.
문소운이 그런 구혜림의 말을 끊었다.
“민지의 축하 파티가 곧이니 파양 소식은 나중에 전해도 늦지 않아. 가영이도 이미 동의한 일이니 결정을 번복하지는 않을 거야. 그렇지안 그래?”
문가영은 문소운이 이 질문을 통해 확신을 얻길 바란다는 것을 알았다.
문가영은 시선을 내리고 작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네. 발표회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을게요. 발표 내용도 아버지께 한번 확인시켜드릴게요.”
문소운은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여태까지 잘 키운 보람이 있구나.”
문가영이 발표 내용을 확인시켜주겠다는 말에 문소운은 마음이 놓였다.
문가영은 여전했다.
문소운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착한 딸이었다.
문가영은 그런 문소운의 표정을 애써 무시하면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임지아 씨의 일은 저랑 상관이 없다는 걸 꼭 증명해내겠습니다.”
문소운은 대수롭지 않아 했다. 그리고 화제를 돌렸다.
“병원의 일은 잠시 미뤄도 돼. 일단 가서 예쁜 옷부터 사. 주말에 사람들이 올 거니까.”
문가영은 뭐라 얘기하려 했지만 문소운이 피곤해하는 모습을 보고는 그저 떠날 수밖에 없었다.
문소운은 그저 노블과 그의 이미지만 중요하게 생각했다. 문가영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전북의 많은 사람들은 노블 자선 재단의 문소운이 아주 자상한 아버지라는 것을 잘 알았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양딸에게 얼마나 잘해주는지도 말이다.
병원은 요 며칠 임지아의 일로 소란스러웠다. 병원에 시도 때도 없이 기자들이 들이닥치는가 하면 임지아의 가족도 매일 들어왔다.
사무실에 앉은 문가영은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었다.
“저 사람이야! 저 사람들이 지아의 소식을 퍼뜨린 거야!”
임지아와 비슷하게 생긴 한 여자가 임지아를 손가락질하면서 얘기했다.
문가영이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때 다른 기자들이 달려왔다.
“전북 병원의 간호사입니까? 왜 임지아 씨의 병환을 퍼트린 거죠?”
“다른 사람의 돈을 받은 겁니까? 임지아 씨의 정보를 팔아넘긴 건가요?”
“지금 이 사건으로 인해 임지아 씨가 얼마나 많은 손해를 보았는지 아시나요?”
마이크와 카메라를 들이밀자 문가영은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웠다. 무언가가 문가영의 귀를 긁어버렸다. 문가영은 그 고통에 깜짝 놀라서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이윽고 문가영의 앞에 누군가의 팔이 등장했다.
그 팔은 가볍게 마이크와 카메라를 밀어낸 후 문가영을 자신의 등 뒤로 끌어왔다.
진수빈이 문가영의 손목을 잡고 다른 사람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누가 함부로 병원에 들어오게 한 겁니까! 환자들은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이만 나가주시죠.”
마이크로 문가영의 귀를 쳤던 남자 기자가 입을 열었다.
“저희는 진실을 원합니다. 임지아 씨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퍼뜨려서 임지아 씨 회사는 파산 직전에 이르렀습니다. 사과해야 하지 않습니까?”
진수빈은 키가 크고 등이 넓어서 문가영을 완전히 가려줄 수 있었다.
진수빈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말투로 차갑게 얘기했다.
“진실을 원하는 건지 아니면 매스컴의 희생양을 원하는 건지, 잘 생각해보세요. 병원 측에서도 이 사건을 엄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아직 조사 중인 사건을 함부로 결론 짓지 마세요.”
진수빈은 무표정으로 그들을 보면서 물었다.
절대 병원에 오지 말라고 말이다.
함영희는 불만이 가득했다.
문가영을 바래다 준 후 의사 사무실을 지나칠 때 안에 있는 임지아와 가족들을 보면서 작은 소리로 코웃음을 쳤다.
“쳇.”
그러자마자 문가영의 핸드폰이 울렸다. 문소운이 걸어온 전화였다.
“가영아, 네가 바빠서 주말에 입을 옷을 준비하지 못할까 봐 내가 준비했다. 너한테로 보낼 거야.”
“감사합니다.”
함영희가 부러워하면서 얘기했다.
“가영아, 너희 아버지 너한테 너무 잘해주신다!”
문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술을 말았다입을 다물었다.
전에 문소운이 예쁜 옷을 사러 가라고 했을 때 문가영은 사지 않았다.
문가영이 직접 산다고 해도 문소운이 입지 못하게 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문소운은 항상 문가영을 인형처럼 꾸며놓는다. 명품 옷, 가방, 신발까지. 가장 좋은 것들로 준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문가영의 몫이 아니다.
파티가 끝나면 가정부는 세탁소에 맡긴다는 얘기를 하고 그것들을 죄다 회수해버릴 것이다.
그게 끝이다.
문소운은 다른 사람들이 문소운이 양딸을 박대한다고 할까 봐 걱정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
아니나 다를까. 파티 당일, 문소운은 이른 아침부터 문가영을 불렀다.
문소운은 맞춤 제작한 드레스를 보면서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문씨 가문 망신은 시키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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