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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는 속삭임 นิยาย บท 24

문가영이 입은 드레스는 순백색의 디자인이라 깔끔하고 우아해 보였다.

하지만 약간 헐렁해서 핀으로 허리를 고정해야 했다.

구혜림은 그런 문가영을 보면서 대수롭지 않아 했다.

“명품을 입는다고 사람이 명품이 되는 것도 아닌데요 뭘. 매번 돈만 아깝지. 그래도 민지가 낫네요. 알아서 척척 처리하잖아요.

문가영은 시선을 내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늘 문가영의 치장을 도와준 건 문씨 가문에서 초청한 전문가들이다.

이런 큰 활동이 있을 때마다 문가영은 그들의 손길을 통해 인형처럼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문소운의 뒤를 따라다니며 가식적인 웃음만 지으면 되는 것이다.

문가영의 존재 이유는 하나였다. 문소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노블이 작은 회사가 아닌 데다가 문씨 가문이 전북에서 꽤 영향력 있는 가문이기에 파티에는 기자들도 가득했다.

문가영은 문소운을 따라다니면서 자기의 임무를 완성한 후 그곳을 빠져나왔다.

이런 연회장은 사람이 많고 시끄러워서 귀가 더욱 불편했다. 문가영은 조용한 구석을 찾아서 쉬고 싶었다.

진예은도 아버지를 따라 같이 왔다. 다른 사람들과 간단히 인사한 후 진예은이 문가영을 찾아왔다.

“가영아, 이 메이크업 누구한테서 받은 거야? 하나도 안 어울려.”

문가영은 청순하고 가련하게 생겼지만 오늘의 메이크업은 성숙하고 섹시한 편이었다. 그래서 얼굴과 메이크업이 따로 노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청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문소운은 일부러 귀를 내놓게 했다. 그래야 보청기가 잘 보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 드레스도... 연세 있는 분들이 입는 스타일 같은데...”

진예은은 문가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얘기했다.

문가영이 물었다.

“아버님이랑 같이 다녀야 하는 거 아니야?”

진예은이 고개를 저었다.

“난 괜찮아. 난 기자의 신분으로 온 거니까. 그냥 같이 차만 타고 온 거야.”

“오늘 확실히 기자들이 많더라.”

문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활동할 때도 이렇게 많은 사람은 보지 못했는데.”

“왜 그런지 알아?”

진예은이 문가영을 보면서 물었다.

문가영은 모르겠다는 눈으로 진예은을 쳐다보았다.

“오늘 임지아도 왔거든.”

진예은이 말을 다 하지 않았지만 문가영은 그게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기자들은 문씨 가문이 찾은 친딸을 볼 겸, 또 문가영과 임지아의 상황을 알아볼 겸 온 것이다.

문소운은 이미 문가영의 신분을 당당하게 밝혀놓았다.

그래서 기자들은 ‘노블 그룹의 양딸이 임지아 대표의 병환 소식을 퍼뜨렸다’라는 화제에 관심을 가지는 중이었다.

오늘 온 기자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기삿거리를 만들어가고 싶었다.

진예은은 문가영의 팔을 툭툭 두드리면서 얘기했다.

“바로 저 사람이에요! 저 간호사가 임지아 씨의 소식을 퍼뜨려서 임지아 씨가 더욱 힘들어하고 있어요!”

문가영은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한 여자가 휠체어에 앉은 임지아를 데리고 문가영을 찾아왔다.

임지아는 저번에 봤을 때보다 더욱 살이 빠졌다.

임지아는 커다란 눈으로 문가영을 노려보았다.

원래도 암 말기라 완치될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

임지아는 문가영을 뚫어지라 쳐다보면서 물었다.

“다른 건 원하지 않아요. 그저 궁금하네요. 왜 그렇게 한 거죠?”

임지아가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문가영은 병원에서 이런 환자들을 많이 봐왔다. 문가영은 쪼그려 앉아서 임지아와 시선을 맞춘 후 얘기했다.

“임지아 씨, 저는 정말 이번 일과 상관이 없어요.”

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임지아는 옆 테이블의 잔을 들어 문가영을 향해 던져버렸다.

“왜! 왜 내 아픔을 다른 사람한테 까밝힌 거예요! 내가 얼마나 우스워졌는지 알아요?”

임지아는 갑자기 정신 나간 사람처럼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집히는 물건을 모두 문가영에게 던져버렸다.

문가영의 어깨로 파편들이 박혀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

문가영은 굳어버린 채 임지아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이윽고 문가영의 보청기가 툭 떨어졌다.

문가영은 아무것도 들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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