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가영이 고개를 들었다.
진수빈은 호텔 자체가 더럽다고 생각하기에 호텔에 묵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예전에 진씨 가문과 문씨 가문이 함께 새해를 보내러 여행을 갔을 때도 진수빈은 항상 자신의 침구 세트를 가져와 호텔 직원에게 교체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여민지와 함께 호텔에 온 것을 보니 왠지 마음이 씁쓸했다.
진수빈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마음속으로는 자꾸만 의심이 들었다.
“실례합니다, 잠시만 비켜주실래요?”
직원의 목소리에 깜짝 놀란 문가영이 뒤로 물러나며 스크린을 건드리는 바람에 소음이 났다.
진수빈과 여민지가 문가영을 발견했다.
순간 여민지의 얼굴이 차가워졌다
“너 왜 여기에 있어?”
똑바로 선 문가영은 진수빈을 힐끔 보고는 재빨리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려 당황함을 감췄다.
“일부러 숨은 건 아니에요. 그냥 올라가려던 참이었어요.”
여민지가 말을 끊었다.
“너도 여기 묵어?”
문가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진수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문가영이 요즘 잠깐 호텔에서 지내고 있어.”
“왜?”
진수빈이 문가영을 힐끗 보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집에 있으면 내가 힘들어서.”
여민지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말했다.
“그렇구나.”
얼굴이 하얗게 질린 문가영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진수빈의 말에 비웃음이 담긴 것을 바로 알아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진수빈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여민지에게 말했다.
“가자.”
여민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시간이 거의 다 됐어.”
“그런 뜻이 아니에요...”
문가영이 무엇을 의심했는지 이해한 진수빈도 눈썹을 더욱 찌푸리더니 문가영을 노려봤다.
“정말 어리석군.”
“아니에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요.”
하지만 아무도 문가영의 말을 믿지 않은 채 진수빈은 여민지를 데리고 자리를 떴다.
문가영만 창백한 얼굴로 자리에 선 채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런 뜻이 아니라 그저 왜 여기 있는지 묻고 싶었을 뿐인데...’
절망감에 고개를 떨군 문가영은 본인이 정말 멍청하다고 생각했다.
‘말도 제대로 못 하다니...’
문가영이 방에 올라갔을 때 심해월이 몇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심해월은 사진들을 색조만 조금 조정했고 보정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아주 잘 나왔다고 칭찬했다.
문가영은 기억 속의 본인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사진 속의 자신을 보며 믿기지 않았다. 정말 놀라울 만큼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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