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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는 속삭임 นิยาย บท 53

순간 사진들을 더는 볼 용기가 나지 않은 문가영은 심해월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다음 촬영 일정을 잡은 뒤 휴식을 취하려다가 심해월에게서 돈을 받을 것이 생각났다.

아직 송금상태이고 100만 원 ‘받기’ 버튼을 누르지 않은 받지 않은 상태였다.

심해월이 말했다.

[만약 받지 않는다면 내가 부담스러워. 다음에 다시 부르기도 어려워. 촬영도 쉬운 일이 아닌 데다가 카메라 앞에서 서는 사람은 몸매와 피부 관리도 해야 하잖아.]”

사양할 수 없어 결국 돈을 받은 문가영은 갑자기 조금 전 호텔 로비에서 진수빈과의 오해가 떠올라 그와의 채팅창을 열어 천천히 글자를 입력했다.

[미안해요, 방금 정말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그냥 호텔에서 만나게 되어 놀랐을 뿐이에요. 제가 말실수를 했어요.]

진수빈은 당연히 답장이 없었다.

위로 스크롤을 올리면 대부분 문가영이 먼저 진수빈에게 메시지를 보낸 기록이었다.

진수빈은 답장을 안 하거나, 간혹 ‘스페이스 바’ 하나로 확인했다는 신호를 보낼 뿐이었다.

그녀의 조심스러운 대화들 사이에 끼어 있는 그 빈칸들을 바라보며 침묵한 문가영은 마치 자신이 진수빈에게 스페이스 바 하나의 가치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았다.

...

다음 날 문가영은 병원에서 M 국에서 온 교수를 보았다.

그 옆에서 유창한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진수빈과 여민지는 한 쌍의 원앙 같아 보였다.

이때 주변에서 누군가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임지아가 초청한 교수래, 우리 과에서 진 선생님과 여 선생님이 영어를 제일 잘하잖아. 게다가 여 선생님은 해외 연수 경험도 있으시고.”

“교수님은 원래부터 진 선생님을 좋아하시니까, 여 선생님도 대단하시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일반 회화도 어려운데 저런 전문 용어들은 정말 힘들어.”

문가영이 입술을 깨물며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을 때 함영희가 다가와 팔을 툭 쳤다.

“가영 씨, 영어 잘하지?”

문가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방우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교수님에게 병원 장비들을 안내해드릴 사람 없나요? 진 선생님과 여 선생님은 회의가 있어 바빠요.”

이희성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번역기가 있어야 교수님과 소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북 병원의 모든 의사들이 해외 연수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종합 병원은 주로 전북 의대 출신들을 직접 채용했기에 영어 실력도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교수님 안내를 맡으면 자신의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이었다.

그러다 보니 한동안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이때 함영희가 문가영의 손을 들어 올렸다.

“방 선생님, 가영 씨가 영어 잘해요!”

약간 긴장했지만 훌륭한 발음으로 자기소개를 마치자 여민지가 그녀를 흘끗 보았다.

“의외네, 영어를 꽤 잘하나 보네.”

문가영이 대답했다.

“예전에 배운 적이 있어서요.”

단순히 배운 정도가 아니라 발음 연습에 각별히 신경 썼다.

진씨 가문이 진수빈의 유학을 계획하고 있을 때 문가영은 진수빈을 따라잡기 위해서 혼자서 오랫동안 연습했다.

문가영은 늘 진수빈을 따라잡으려 노력해왔다.

여민지가 고개를 끄덕인 후 진수빈을 바라보며 망설이던 문가영이 끝내 입을 열었다.

“저 혼자 교수님 안내를 하나요?”

진수빈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아무런 감정도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안 그러면?”

진수빈이 말을 이었다.

“방우지 선생이 방금 말했잖아. 우리 바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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