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리가 집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물건들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왔다.
“미안해. 네 허락도 안 받고 짐부터 옮겼어...”
진미연은 당황한 얼굴로 변명을 늘어놨고 성유리는 거실에서 블록을 가지고 놀고 있는 송아림을 슬쩍 쳐다본 뒤 다시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설마... 집주인한테 쫓겨난 거야?”
“역시 넌 나를 너무 잘 알아!”
진미연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집주인 아들이 갑자기 귀국한다더니 방 비워달라고 하더라고. 근데 내가 요즘 워낙 바쁘잖아. 미처 정리할 틈도 없었는데 걔가 예정보다 빨리 와버려서... 결국 급하게 네 집으로 옮긴 거야.”
성유리는 슬리퍼를 내주며 활짝 웃었다.
“그럼 그냥 우리랑 같이 살면 되잖아.”
“진짜 그래도 돼? 나 같이 살면 혹시 불편하거나 그런 거 아닐까?”
진미연의 눈에는 기쁨이 스쳤다.
“무슨 소리야. 나랑 아림이 단둘이 지내는데 너까지 오면 오히려 든든하지. 나중에 한의원 열게 되면 엄청 바쁠 거라 네가 아림 좀 봐주면 진짜 큰 힘 될 텐데.”
“콜! 당연히 도와야지.”
둘은 저녁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참, 오늘 계약하러 간다더니 어떻게 됐어?”
음식을 집던 성유리의 손이 살짝 멈췄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오늘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진미연에게 털어놨다.
“내가 그 부근도 좀 알아봤었잖아. 그 건물은 원래 최소 월 2천만 원부터 시작이라던데... 박지훈 대표 친구가 그걸 그렇게 싸게 내놓았다고?”
진미연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진짜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그건 너무 파격인데?”
“나도 이해가 안 돼.”
성유리는 짧게 웃으며 더 이상 말은 아끼기로 했다.
진미연은 화제를 돌렸다.
“아림이 학교는 잘 알아봤어?”
“네...”
성유리는 송아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아림이 정말 착하네. 조만간 놀이공원 데려가 줄게.”
그제야 송아림은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띠었다.
그때 성유리의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을 들여다보는 순간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걸려 온 사람은 다름 아닌 박진우였다.
성유리는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끊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두 번, 세 번 전화를 걸어왔다.
하지만 성유리는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
그리고 네 번째 벨이 울릴 때쯤... 성유리의 손이 자동으로 끊기 버튼 위로 올라갔지만 그 순간 눈에 들어온 발신자 이름에 그녀의 손이 멈칫했다.
전화가 온 사람은 박진우가 아닌 박지훈이었다.

ความคิดเห็น
ความคิดเห็นของผู้อ่านเกี่ยวกับนิยาย: 감옥에서 핀 검은 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