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네요.”
망설임 없이 내뱉은 간결한 대답에 어이가 없어진 박진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
‘감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사람이 이렇게까지 변한 거지?’
박진우의 차에서 내린 성유리가 길가에서 차를 잡고 있을 때 뒤따라오던 박지훈이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성유리의 모습을 본 정영준은 박진우의 차가 떠나는 걸 보자마자 뒷좌석에 앉은 남성에게 나지막하게 물었다.
“대표님, 성유리 씨 박진우 씨 차에서 내렸는데 태워드릴까요?”
고개를 숙여 시계를 한 번 보던 박지훈이 입을 열려 할 때, 차창 건너의 그 인영은 이미 다른 차에 올라타고 있었다.
그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박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술을 말아 물었다.
그녀가 떠나자 정영준도 더 이상 박지훈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액셀을 밟았다.
“며칠 전에 연락하라고 한 하성은 어떻게 됐어?”
뒷좌석에 앉은 박지훈이 갑자기 입을 열자 정영준은 백미러로 그와 눈을 맞추며 대답했다.
“핸드폰이 계속 꺼져있어서 연락이 안 돼요. 저번에 보고드릴 때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깜빡했습니다.”
“계속 꺼져있다고?”
“네. 오늘 업무 끝나면 몇 번 더 연락해보겠습니다.”
“그래.”
박지훈은 짧은 대답을 끝으로 차 안에는 다시 정적이 감돌았다.
성유리가 집에 도착했을 때, 진미연과 송아림은 한창 저녁을 먹고 있었다.
너무 뻔하디뻔한 도발이라 참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성유리가 마침내 옆에 선 전미정을 쳐다보며 물었다.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미정이도 봉투 사려고 그러는 건데 왜 무섭게 소리를 쳐요?”
양아현은 전미정을 대신해 나서며 그녀를 본인 쪽으로 끌어당겼다.
“이게 봉투 사는 사람이 할 행동이에요? 내가 집는 것마다 뺏어가는 게?”
“여기가 성유리 씨 것도 아니잖아요. 안정그룹 백화점인 걸로 아는데? 거기 주인도 박지훈 씨지 유리 씨 남편은 아니잖아요.”
전미정이 입꼬리를 올리며 비아냥대자 성유리는 그녀들을 무시한 채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성유리 씨, 소문에 진우가 준 6억으로 병원을 열었다던데 이렇게 큰 일을 진우랑 상의도 안 하고 진행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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