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야릇해진 분위기에 성유리의 심장은 미친 듯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대표님...”
잔뜩 긴장한 성유리는 마른침을 삼켜내며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지만 박지훈이 그걸 몰라볼 리 없었다.
“속눈썹 떨어졌어.”
박지훈은 턱을 잡고 있던 손으로 그녀의 볼을 매만졌다.
뼈마디가 훤히 보이는 손으로 성유리의 하얀 볼을 쓸어내리며 박지훈은 굳이 직접 그 속눈썹을 떼어주었다.
밀당을 하듯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지만 성유리는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입꼬리를 올렸다.
“대표님 눈썰미가 좋으시네요.”
“왜 긴장해? 그날 실수로 입 맞췄을 때는 긴장 안 했잖아.”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았다.
눈을 크게 뜬 성유리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뒷걸음질을 쳤다.
“입을 맞췄다고요? 우리가요?”
손가락으로 박지훈과 자신을 번갈아 가리키는 걸로 봐서 여간 놀란 게 아닌 듯했다.
“유리 씨 취한 날에 말이야. 기억 못하나 보네.”
성유리가 깜짝 놀라자 박지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음을 흘렸다.
성유리는 당황스러움에 그의 옷깃을 잡았지만 박지훈의 눈빛에 이내 손을 내려버렸다.
“대표님... 그게...”
“방금 한 말 진짜예요? 그날 제가 취해서 정말 대표님이랑 키스했어요?”
“어차피 곧 이혼할 사인데 괜히 일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 작은 아버님만 괜찮으시다면 그냥 저한테 인공호흡 한 번 더 한 걸로 해요.”
“키스는 키스지. 인공호흡이랑은 차원이 다르지 않나?”
성유리는 처음 보는 그의 장난기 가득한 모습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요즘 송아림 일로 자주 만나서 그런가, 박지훈이 소문처럼 딱딱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럼 그냥 우발적인 사고라고 해요. 대표님 말 잘 새겨들을게요. 다신 술 안 마셔요.”
“아림이가 기다리고 있어서 전 이만 저녁 준비하러 들어가 봐야겠어요. 나중에 또 봬요.”
더 이상 그와 실랑이를 하고 싶진 않아서 성유리는 그의 대답도 듣지 않고 집으로 달려갔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박지훈의 입꼬리는 좀처럼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진짜 보면 볼수록 재밌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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