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습에 성유리도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여기까지 오셨는데 올라가서 차라도 한잔하고 가세요.”
“나도 용건이 있어서 온 거랑 유리 씨랑 할 얘기 있었어.”
“올라가서 해요.”
아이의 손을 잡은 성유리가 앞장서자 박지훈도 그들을 따라 윈드타워 안으로 들어섰다.
집으로 돌아온 뒤, 송아림은 숙제하러 들어갔고 거실에서는 성유리와 박지훈이 서로를 마주 보고 앉아있었다.
성유리는 박지훈 앞에 놓인 찻잔에 차를 따라주었다.
“드세요.”
“고마워.”
하지만 박지훈은 차를 마시기 전에 바로 용건부터 말했다.
“오늘 온 건 아림이를 내 의붓딸로 들이려고 그거 상의하고 싶어서 왔어.”
“진심이세요?”
“연기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성유리가 진지하게 묻자 박지훈이 찻잔을 흔들며 대꾸했다.
“말을 뱉었으면 책임을 져야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을 방법은 이것뿐이야. 유리 씨가 아림이한테 물어보고...”
“좋아요 나는.”
박지훈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앳된 목소리가 문 쪽에서 들려왔다.
성유리와 박지훈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공책을 안은 송아림이 서 있었다.
성유리는 그런 아이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우리 아림이가 아저씨 많이 좋아하나 보네.”
수줍게 웃던 송아림은 다시 방안으로 달려들어 가더니 문으로 얼굴을 반쯤 가려버렸다.
“칭찬 감사해요.”
할 얘기를 마친 박지훈이 용건이 있다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성유리도 그를 배웅해주기 위해 따라나섰다.
그런데 계단을 내려갈 때 신발이 미끄러진 탓에 성유리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뒤로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도 땅에 닿기 바로 직전에 박지훈이 허리를 잡아준 탓에 성유리는 그의 팔을 잡고 중심을 잡으려 애썼다.
순식간에 가까워진 거리 때문에 몸을 휘청이던 성유리는 그만 그의 울대에 입을 맞춰버리고 말았다.
그 순간, 주위는 쥐죽은 듯 고요해졌고 박지훈은 당황한 듯 마른 침을 삼켜냈다.
아래 우로 움직이는 그의 울대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성유리는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키며 다급히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실수였어요.”
하지만 박지훈은 오히려 그제야 성유리의 얼굴을 똑바로 보며 그녀의 입술로 시선을 옮겼다.
그가 손을 들어 성유리의 턱을 들어 올리자 둘은 어색한 기류 속에서 서로를 마주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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