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들은 박지훈은 웃음을 흘리며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켰다.
“방금 나간 건...”
성유리의 대답을 기다리는 건지 그는 말끝을 흐렸다.
“병원에 한의사는 좀 더 필요할 것 같아서요. 내가 없을 때 대신 병원에서 진료 봐줄 수도 있고 해서 뽑았어요. 의술도 출중해서 내일부터 나오라고 했어요.”
말이 끝나자마자 다가오는 박지훈에 성유리는 뒷걸음질을 치며 물었다.
“왜 그러세요?”
“보니까 꽤나 잘생겼던데, 진짜 진료 봐달라고 뽑은 거야?”
손을 카운터에 올린 그는 아까보다 더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질문에 당황하던 성유리는 이내 웃으며 답했다.
“외모만 보고 사람 판단하면 안 되죠. 능력도 뛰어나고 진료 볼 때는 마스크 끼고 있으니까 얼굴도 안 보이잖아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유리 씨는 알잖아.”
낮은 음성과 감정 없는 표정, 그런 얼굴을 하고 내뱉는 말들을 도통 이해할 수 없었던 성유리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제 눈엔 대표님이 더 잘생겼는데요?”
성유리의 말이 끝나자 박지훈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걸 용케도 보아낸 성유리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특히 웃을 때는 더 잘생겼어요.”
부끄러운지 박지훈은 헛기침을 하며 카운터에 올렸던 손을 내렸다.
그렇게 성유리를 등지고서야 입꼬리를 올린 박지훈이었다.
“방금 한 말 내 조카가 들으면 꽤나 질투할 거야.”
그 말에 냉소를 흘린 성유리는 허리를 숙여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상자를 주었다.
“박진우 마음에 저는 없어요. 대표님이 과대평가하시는 거예요. 막말로 제가 밖에서 다른 남자랑 키스한대도 박진우는 눈 하나 깜짝 안 할 걸요.”
그녀의 말에 박지훈은 고개를 돌리며 성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래?”
“그리고 저도 그런 쪽으론 재능이 없어서 아무나 찾아서 그 사람 열 받게 하는 건...”
“방금 나간 한의사 괜찮던데.”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그분은 내일부터 출근할 직원이고 그냥 동료일 뿐이에요. 사적인 감정 전혀 없어요.”
“정 만날 사람이 없으면 나 만나도 되고.”
예상치 못한 말에 성유리는 눈을 크게 뜨며 박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 흔들림이라곤 전혀 없는 걸 봐서 아마 장난은 아닌 듯했다.
“대표님...”
성유리가 말을 잇지 못하자 박지훈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그냥 연기일 뿐이잖아.”
“다른 사람이랑은 연기할 수 있어도 대표님이랑은 안 되죠.”
그 말에 박지훈은 표정이 미묘하게 어두워졌고 성유리도 순식간에 뒤바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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