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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핀 검은 장미 นิยาย บท 89

성유리가 집에 들어섰을 때는 바깥이 완전히 어두워진 뒤였다.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보니 이미 9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아직도 비행 모드로 설정되어있는 보조 카드에 시선이 갔다.

요즘 병원 개업 준비 때문에 하도 바빠서 그날 정영준 앞에서 핸드폰을 끈 뒤로 단 한 번도 켜지 않아서 자연스레 옥기에 관한 소식도 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간 박지훈이 혹시라도 연락을 했을까 싶어 성유리는 집 입구 쪽으로 걸어가며 보조 카드의 비행기탑승 모드를 해제하려 했다.

그때, 한 남성의 나지막한 음성이 등 뒤에서 들려왔다.

“걸을 땐 앞을 보고 걸어야지. 그러다가 넘어져.”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다가 긴장한 탓인지 손이 미끄러져서 성유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행기탑승 모드를 해제하고 화면을 꺼버렸다.

그는 여전한 정장 차림으로 윈드 타워 대문 돌기둥에 기댄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손가락 사이에 끼운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인 그가 연기를 뱉어내자 평소에는 날이 선 듯했던 얼굴이 좀 더 부드럽게 보였다.

“대표님이 여긴 어쩐 일이세요?”

박지훈은 손가락 사이에 끼운 담배를 비벼 끄며 답했다.

“애 보려고 왔는데 이 시간까지 퇴근을 안 했을 줄은 몰랐어. 지금쯤 자고 있겠지?”

“오시기 전에 연락하지 그러셨어요. 그럼 친구한테 안으로 모시라고 했을 텐데. 지금쯤이면 아림이가 자고 있긴 하겠네요. 평소엔 8시 40분쯤에 자니까...”

“친구? 친구랑 같이 살아?”

박지훈이 의아해하며 묻자 성유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 절친이라서 같이 사는데 걔가 평소에 아림이 돌봐줘요. 저번에 나한테 전화한 친구예요. 병원에서 만났었잖아요 둘이.”

박지훈이 고개만 끄덕이고 대꾸를 하지 않자 성유리는 이렇게 문 앞에 서 있기만 하는 게 어색해서 조심스레 물었다.

“안에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하실래요?”

그래서 그는 또다시 들어가려는 성유리를 붙잡았다.

“병원에 혹시라도 도움 필요하면 나한테 연락해. 정영준한테 연락해도 되고.”

자신의 뒷배가 되어주겠다는 말에 성유리는 깜짝 놀라며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생각해주니 고마운 마음이 앞서서 그녀는 이내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요.”

그런 성유리를 한 번 더 보고서야 박지훈은 차에 올라탔다.

성유리도 그의 차가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가 집으로 올라갔다.

개원 둘째 날, 손님이 첫날보다 더 많아져서 성유리는 종일 발에 불이 날 정도로 돌아다녔고 진무열 역시 약재란 약재는 다 만지고 있었다.

그날도 저녁 10시가 다 돼서 마감을 한 탓에 성유리는 진무열에게 야식을 챙겨주며 돌아가서 먹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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