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 하나에도 감동한 진무열은 성유리는 정말 천사가 맞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런 그녀를 두고도 바람을 피운 박진우는 눈이 발에 달린 사람이라고 같이 욕까지 해주었다.
성유리도 호들갑을 떠는 그를 보며 오랜만에 큰 웃음을 터뜨렸다.
개업 셋째 날, 성유리는 진무열보다 먼저 병원에 도착해서 환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성유리가 가운으로 갈아입고 나올 때, 한 사람의 비명소리가 입구에서 들려왔다.
“다들 이 병원은 절대 오지 마세요. 다들 능력도 없는 돌팔이예요! 내 아들이 여기서 약을 받아갔는데 알레르기를 쇼크로 만들었다고요!”
병원 앞에서 줄을 서고 있던 환자들은 소란스러운 소리에 다들 입구 쪽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성유리와 진무열도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들어보니 나이 드신 할머니 한 분이 남정네들 몇을 데리고 와서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
할머니 품에는 중년 남성 하나가 안겨있었는데 성유리는 단번에 그 남자가 누군지 알아봤다.
이틀 전, 그러니까 개원 첫날 왔던 알레르기 환자였는데 이름은 장기영이었다.
할머니가 계속 소리를 지르자 성유리가 뭐라 하기도 전에 진무열이 문을 열고 나갔다.
“할머니, 그런 말 함부로 하시면 안 돼요. 저희 다 자격증 있는 한의사들이에요. 무슨 근거로 돌팔이라고 하시는 거죠?”
“내 아들 좀 봐. 며칠 전 여기서 알레르기 진단받고 3일 동안 약 먹었는데 쇼크로 기절했잖아!”
“아들이라고는 얘 하난데 이대로 잘못되기라도 하면 난 어쩌라고!”
작은 키의 노인은 검은색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셔츠가 워낙 커서 더 왜소해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만은 거짓말을 하지 못하고 부단히 흔들리고 있었기에 성유리는 그 모든 게 연기임을 단번에 보아냈다.
장기영을 내려놓은 남자들은 이글거리는 눈으로 성유리와 진무열을 노려보았다.
“진짜 실력 없는 의사들인 거야?”
“아닌데, 난 괜찮았어. 몇 번을 먹었는데도 아무 문제 없었어.”
“혹시 아직 반응이 안 생긴 건 아니에요?”
“설마요! 저 놀래키지 마세요. 심장도 안 좋단 말이에요.”
...
환자들의 수군거림을 곧이곧대로 들은 성유리는 고개를 들다가 익숙한 사람과 눈이 마주치게 됐다.
그는 바로 진미연의 고모인 진수정이었는데 사람들 틈에 섞여서 이 상황을 구경하고 있었다.
“지금은 환자 상태 아주 안 좋아요. 계속 이렇게 쇼크 상태로 두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어서 빨리 치료부터 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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