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현재.
이가인은 집으로 돌아온 후 한소리 할 생각으로 곧바로 황선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그때 초인종이 울리고 이에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문을 열었다.
당연히 과일 배달을 시킨 게 도착한 줄 알았는데 문을 열고 보니 배달원이 아닌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남자가 서 있었다.
“왜 왔어?”
이가인이 냉랭한 말투로 물었다.
고현우는 이가인이 이러면 이럴수록 점점 더 정승진에게서 그녀를 빼앗아오고 싶었다. 그리고 강수진에 이어 이제는 이가인의 마음마저 가져가려는 정승진에게 분노의 감정이 치솟았다.
고현우는 이가인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역시 안 되겠어.”
“뭐가?”
이가인이 물었다.
“너랑 헤어지는 거.”
“뭐? 왜?”
이가인은 생각지도 못한 그의 대답에 순간 바보 같은 얼굴로 물었다.
“너한테 만나보자고 했던 이유랑 같아.”
그 말에 이가인은 하마터면 소리 내 웃을 뻔했다.
“너 혹시 술 마셨니?”
고현우가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
“가인아, 나 너 좋아해.”
“그만!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이런 건 헤어진 사람들 사이에서 나오면 안 되는 말이야. 물론 연애할 때도 별로 안 했지만.”
“네가 나한테 화난 거 알아. 우리 사이 비밀로 하자고 해서 미안해. 너한테 안정감을 주지 못해서 미안해.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앞으로는 정말 잘할게.”
고현우는 자기감정에 자기가 감동해 혼자 벅차올랐다.
이가인은 그런 그를 보며 강수진이 또 그를 뻥 차버렸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너랑 나는 이미 헤어졌어.”
고현우는 단호한 그녀의 태도에 대뜸 이렇게 물었다.
“정승진 때문이야?”
고현우는 이가인이 헤어짐을 얘기한 이유 중에서 가장 먼저 그녀가 강수진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해버렸다.
‘어떻게 알았지? 아니,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누가 얘기해준 건가? 아니면 혹시 직접 두 눈으로 본 건가?’
고현우는 머릿속으로 생각을 굴리다 금방 다시 입을 열었다.
“강수진이 날 찾아온 건 맞지만 걔랑 다시 합칠 생각은 한번도 안 했어.”
그 말에 이가인은 욕이 튀어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으며 고현우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난 너랑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두 번 다시 날 찾아오지 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야. 못 믿겠으면 병원에 우리 사이를 공개해도 좋아!”
이가인이 미간을 찌푸렸다.
“사람 말 못 알아들어?”
“그래, 너 만나기 전에 강수진과 꽤 오래 연애했었어. 그리고 요 며칠 강수진과 계속 연락도 했어. 인정해. 하지만 강수진한테 확실하게 얘기하고 왔어. 합칠 생각 없다고 확실하게 얘기했다고. 정말이야!”
고현우가 이가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나 때문에 홧김에 정승진을 받아준다거나 하지는 마. 정승진이 지금 그러는 거 그저 잠깐의 호기심 때문이야. 절대 너랑 진지하게 만나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니라고. 만약 정승진과 연애하게 되면 나중에 너만 피를 보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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