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우는 얼른 따라 나가 강수진의 팔을 억세게 잡아당겼다.
“미쳤어?”
“미친 건 내가 아니라 너겠지!”
강수진이 큰소리로 외쳤다.
목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10m밖에 있는 간호스테이션에 있던 간호사들이 얼굴을 빼꼼하며 사무실 쪽을 쳐다볼 정도였다.
고현우는 얼굴을 굳히더니 사무실 안으로 강수진의 팔을 끌어당겼다.
그러자 강수진은 힘으로 버티더니 이쪽을 바라보는 간호사들을 향해 아까보다 더 큰 소리로 외쳤다.
“방금 이 방에서 나온 여자 누구야! 당장 이리로 나와!”
그 말에 고현우가 눈을 부릅뜨며 강수진을 바라보았다.
“지금 뭐 하는 짓이야?!”
하지만 강수진의 말은 이미 입 밖으로 튀어나왔고 간호사들은 그녀의 말을 들은 후 바로 고개를 돌려 의자에 앉아 있는 이가인을 바라보았다.
이가인은 진심으로 자신의 사주에 마가 낀 게 아닌지 궁금해졌다. 이렇게 하루가 멀다고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지금은 간호사들뿐만이 아니라 의국에 있던 의사들은 물론 환자들까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상황을 파악하러 나왔다.
고현우는 구경꾼들이 많아지자 억지로 강수진의 팔을 잡아당겨 사무실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하지만 강수진의 목소리가 워낙 컸기에 문이 닫혀있는데도 추궁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그 여자한테 피해라도 갈까 봐 겁나? 근무 시간 바꾼 것도 그 여자 보려고 그런 거지? 맞지?!”
그 소리를 들은 구경꾼들은 생각지도 못한 빅 뉴스에 표정이 다양하게 바뀌었다.
그들도 설마 이가인과 정승진 사이에 고현우까지 끼어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게다가 더 놀라웠던 건 고현우에게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여자친구가 지금은 병원으로 찾아와 현장급습을 하고 있었고 말이다.
복도까지 나온 간호사들은 조금 더 듣기 위해 사무실 쪽으로 다가가려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 앉았다.
난리 통을 다 지켜보고 있던 황선아는 대놓고 물어보는 건 안 될 것 같아 이가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이가인은 메시지 알림이 뜬 걸 확인했지만 휴대폰을 집어 들지는 않았다. 메시지를 볼 겨를도 없이 머릿속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웠으니까.
강수진이 난리를 부린 것으로 고현우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말든 그건 그녀가 상관할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제삼자가 아니라 당사자였기에 고현우와 똑같이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된다. 게다가 그렇게 되면 그녀에게 맹렬히 대시하고 있는 정승진도 함께 이 더러운 흙탕물 속에 휘말리며 그 역시 웃음거리로 전락하게 된다.
백 보 양보해서 그녀가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건 그녀가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그렇다고 치지만 정승진은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
강수진은 오진 예술 대학교 재학생이었던 당시, 강수진이라는 이름이 아닌 강수연이라는 이름을 썼었다. 그리고 남자친구인 고현우를 만나기 위해 자주 오진 대학교로 찾아왔었고 와서는 주변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으며 당당하게 고현우와 손을 잡고 캠퍼스 데이트를 즐겼다.
그런데 정확히 대학교 2학년 2학기부터 그녀는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다 얼마 후 우연히 동기에게서 듣게 된 소식이 바로 강수연이 강수진이라는 이름으로 카르완에서 데뷔했다는 소식이었다.
강수진은 원체 예쁜 얼굴이었지만 조금 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얼굴로 성형을 했고 그 덕에 데뷔했을 때는 꽤 인기가 많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데뷔전에 남자친구가 있었다는 게 발각이 되고 그걸 알게 된 팬들은 우수수 떨어져 나갔다.
물론 그 사실이 밝혀지자마자 강수연도 그저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였을 뿐 남자친구는 아니라고 해명을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사건 뒤로도 같은 아이돌부터 시작해 배우까지 다양하게 스캔들이 터져 몇 안 남은 팬들까지 싹 다 등을 돌리게 했다.
그렇게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게 되었고 이곳에서 배우로 전향한 후 단역부터 조연까지 가릴 것 없이 하다가 드디어 주연까지 꿰차게 되었다. 하지만 그다지 인기가 없었던 건지 바로 새롭게 치고 올라오는 신인 배우들에게 자리를 빼앗겨버렸다.
그 시각 이가인은 대학교를 졸업한 후 고현우와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고현우가 여자친구가 없다는 건 원내에서 꽤 유명한 사실이었고 강수진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이가인도 두 사람이 진작 헤어진 줄 알았다.
그래서 고현우가 만나보자고 했을 때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가인은 강수진의 앞으로 다가가 먼저 말을 꺼냈다.
“아까 이 방에서 나갔던 여자 여기 왔는데 할 말이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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