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인은 혜임 병원에 외모도 출중하고 능력도 좋은 혼혈 미인 염혜원이 왔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만 혜임 병원은 부지면적이 아주 컸고 과마다 건물이 나뉘어 있었기에 평소 마주칠 일이 적었다. 그럼에도 이가인은 단번에 박희원 곁의 사람이 누군지를 알았다. 박희원은 흉부외과였기 때문이다.
이가인이 염혜원을 바라볼 때 염혜원도 이가인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별다른 표정이 없었지만 오히려 박희원이 난처한 것처럼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머, 우연이네요.”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이가인은 옆에 있던 정승진의 안색이 살짝 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기도 전에 정승진이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으면서 웃음기 어린 얼굴로 말했다.
“정 교수님, 내일 시간 있으세요? 저녁에 같이 식사하실래요?”
병원이 아무리 커도 소문은 늘 빠르게 퍼지는 법이었다. 박희원은 이가인이 수간호사가 된 일로 정승진이 정형외과 의료진들에게 밥을 사주기로 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염혜원이 옆에 있으니 알면서도 모른 척할 수밖에 없었다.
“내일 무슨 특별한 날인가요?”
정승진이 애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가인 씨가 수간호사가 됐거든요. 그래서 동료들에게 밥을 사려고요.”
박희원은 웃으며 말했다.
“축하해요. 내일 전 심야 근무라서 갈 수 없어요. 다음번에는 제가 사드릴게요.”
이가인이 대답했다.
“괜찮아요. 교수님은 이번 기회에 같이 회식을 한 번 할 생각이라서요.”
염혜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축하해요.”
이가인은 염혜원이 갑자기 입을 열 줄은 몰라 본능적으로 대답했다.
“고마워요, 교수님.”
염혜원은 약간의 회색빛이 도는 푸른 눈으로 이가인을 바라보았다.
“절 아세요?”
이가인은 미소를 지었다.
“들어본 적 있어요.”
염혜원도 미소 띤 얼굴로 대답했다.
“저도 이가인 씨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어요.”
이가인은 그 대화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염혜원이 그녀를 향해 악의를 표출한 건 아니다. 다만 박희원의 표정이...
차라리 우는 것이 낫겠다 싶을 정도로 애써 웃는 표정이었다.
정승진이 끼어들었다.
“그러면 저희는 먼저 가볼게요. 다음에 봐요.”
정승진은 이가인의 손을 잡고 바로 자리를 떴고 이가인은 서둘러 두 사람을 향해 인사했다.
“전 먼저 들어가 볼게요.”
이가인은 웃으며 동료를 맞이하면서 이게 정말 우연일지를 고민했다.
정승진이 가게에서 나왔다. 그의 표정이 평소와 다름없는 걸 본 그녀는 몰래 자신이 괜한 의심을 한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사람들이 다 도착하자 그들은 위층으로 올라갔다. 오늘은 40명 정도 왔는데 룸 안에는 큰 테이블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축하 파티다 보니 원래도 시끌벅적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아주 떠들썩했다.
처음에 사람들은 정승진, 이가인과 농담을 하지 못했다. 정승진은 혜임 병원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두 사람이 얼마나 사귈지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꽤 안정적으로 사귀고 있었고 이가인이 수간호사까지 되다 보니 누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마 다음번에 저희가 또 두 분께서 사시는 밥을 먹게 된다면 아마 결혼식이 아닐까 싶네요.”
이가인이 말했다.
“제가 밥을 사길 바라는 거면 솔직하게 말하세요. 뭘 또 그렇게 에둘러 말하세요.”
정승진은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당연하죠. 걱정하지 말아요. 꼭 초대할게요. 그리고 저희 사귄 지 1주년 되는 날에도 밥을 살게요.”
사람들은 야단법석을 떨면서 자기도 참석하겠다고 했다.
정승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는 화면을 확인한 뒤 전화를 받았다.
이가인은 상대가 뭐라고 하는지 들을 수 없었고 정승진도 별말 하지 않았다. 그는 3분간 앉아 있다가 이가인에게 말했다.
“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이가인의 표정은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그것이 아마 염혜원에게서 걸려 온 전화일 거로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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