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기에 온 거야?”
정승진은 염혜원을 본 순간 잘생긴 얼굴이 한없이 일그러졌다.
염혜원은 정승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날 얼마나 더 오래 화나게 할 셈이야?”
정승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너 어디 아파?”
염혜원은 갑자기 눈시울을 붉혔다.
“내가 잘못했다는 걸 인정할게. 내가 졌어. 난 승진 씨가 다른 사람에게 잘해주는 꼴을 못 보겠어. 이제 만족해?”
정승진은 처음엔 그럴 목적이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난 지금은...
그는 짜증 난 표정을 지었다.
“이제 와서 그런 얘기를 하는 거 재미있어?”
염혜원이 말했다.
“그 간호사랑 이러는 건 재미있어?”
정승진은 차가운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
“내가 누구랑 뭘 하든, 재미가 있든 없든 너랑은 상관없어.”
염혜원이 말했다.
“나 이제 그 사람이랑 연락 안 해. 내가 사랑하는 건 승진 씨니까.”
정승진은 웃음이 터질 뻔했다. 그는 몇 초 뒤에 말했다.
“넌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염혜원의 예쁜 눈동자에는 눈물 외에도 진심이 담겨 있었다.
“결혼하기 전까지 우리에게는 선택할 권리가 있어. 승진 씨도...”
정승진이 그녀의 말허리를 끊었다.
“난 너랑 인생이나 가치관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아.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말리지 않을 거야. 이미 헤어졌는데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후회한다거나 반성하고 있다는 말은 집어치워. 듣기 역겨우니까.”
염혜원의 눈동자에서 갑자기 눈물이 떨어졌다.
정승진은 예전에 절대 그녀에게 모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오진시로 돌아간 뒤 전 남자 친구와 썸을 탔을 때도 그랬다. 당시 염혜원은 정승진과 전 남자 친구 중에서 흔들렸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관계를 맺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승진은 받아주지 않았다. 사랑이란 그에게 있어 상대가 오직 한 사람뿐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았다.
예전에 정승진은 염혜원이 우는 걸 보고 있기 힘들어했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상관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염혜원은 정승진과 3년을 연애하다가 헤어졌다. 그녀는 처음으로 정승진이 얼마나 모진지 알게 되었다.
진짜로 모진 사람은 모진 말을 하기보다 얼마나 모질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염혜원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나한테 복수하기 위해서 승진 씨 자신조차 돌보지 않는 거야?”
정승진은 이미 냉정을 되찾았다. 그는 덤덤하게 염혜원의 손을 떼어낸 뒤 평온하고 차갑게 말했다.
“너 카르완어 더 배워야겠다. 뒤늦게 후회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어.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염혜원은 눈앞에 있는 정승진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가 입을 열려는 순간 정승진이 선수를 쳤다.
“또 한 번 날 찾아온다면 가인이랑 결혼할 거야.”
그는 평온한 어조로 미친 소리를 했다.
염혜원은 그 자리에 서서 꼼짝하지 못했다.
정승진은 몸을 돌려 유리안 문 앞으로 향했다. 3초 뒤 그는 갑자기 멈춰 섰다.
염혜원의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그녀는 그가 후회하는 줄 알고 시선을 들어 앞을 보았다. 정승진은 몇 미터 밖에 서 있었다. 그는 몸을 옆으로 돌린 채로 앞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염혜원은 정승진이 무엇을 봤는지 알지 못했다. 그의 안색이 순간 창백해진 것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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