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연애의 시작 นิยาย บท 83

정승진이 살짝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 휴대폰이...”

말을 하다 말고 정승진의 시선이 갑자기 조수석에 앉은 이가인에게 머물렀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수간호사님?”

이가인은 그와 눈이 마주치며 속으로 생각했다.

‘네가 하는 말은 믿을 수가 없지.’

그는 항상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했었다.

전민우가 이가인을 돌아보았다.

“교수님, 휴대폰 배터리가 다 되었나요?”

정승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QR 코드를 찍으려던 참에 갑자기 폰이 꺼졌네요.”

이가인이 차에서 내리려고 하자 전민우가 먼저 안전벨트를 풀며 말했다.

“가인 씨는 앉아 있어요. 내가 갔다 올게요.”

이가인은 굳이 사양하지 않고 앉은 채로 전민우가 정승진과 함께 앞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봤다.

정승진이 말했다.

“수간호사님한테 남자친구 있다고 못 들었는데요.”

전민우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직 사귀는 사이 아니에요.”

“아... 그렇군요.”

전민우는 요금을 계산하기 위해 신속하게 QR 코드를 찍었다. 정승진이 감사 인사를 하며 말했다.

“제가 휴대폰이 꺼져서 그러는데 제 번호 좀 저장해 주세요. 나중에 한 번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네요.”

전민우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별말씀을요. 별일 아닌데요, 뭘.”

그 모든 과정은 20초도 걸리지 않았다. 정승진은 차로 돌아가 떠났고 전민우도 차로 돌아와 안전벨트를 다시 맸다.

“아까 저 사람을 교수님이라 부르던데 그 나이에 벌써 교수가 된 거예요?”

“29살도 안 됐어요. 어떤 분야든 천재가 있는 법이죠.”

전민우는 다소 놀란 듯 말했다.

“길에서 보면 절대 의사 같아 보이지 않던데. 모델이나 배우라고 해도 믿겠어요.”

이가인은 정승진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아 화제를 돌렸다.

“잠깐 집에 들르면 안 될까요? 저녁은 내가 살게요.”

전민우는 예상 밖으로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

“미리 말 못 해서 죄송해요. 아마 어머님이 저녁 준비하셨을 거잖아요. 내가 가인 씨 집에 데려다줄게요. 어머님이랑 같이 식사해요. 난 할머니 짐 정리하러 갈게요.”

“할머니 딸들도 그렇게 똑같이 말했어. 그런데 아까 할머니가 나한테 살짝 알려줬는데 처음에는 어떤 사람이 집을 사겠다고 가격을 제시했대. 할머니는 당연히 반대지. 여기서 20년 넘게 사셨잖아. 갑자기 집을 왜 팔겠어.”

“그런데 그 구매자가 계속 가격을 올렸어. 처음에 1억을 원을 부르더니 1억 4천, 나중에는 1억 6천까지 올렸다더라. 그때도 할머니는 안 팔겠다고 하셨어. 그러다 가족들이 계속 권유하고 분위기가 이상해지니까 일부러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3억을 부르셨어. 구매자가 포기할 줄 알고 말이야.”

“그런데 그 구매자가 진짜로 그 금액을 주겠다고 하더라고. 이젠 어쩔 수 없이 팔 수밖에 없었지.”

이가인은 놀라며 물었다.

“정말 3억에 팔렸다고요?”

“나도 처음엔 못 믿었지. 여기 집값이 평당 200만 원도 안 돼. 할머니네 집이 우리 집이랑 비슷한 크기인데 70평도 안 되잖아. 그 사람이 미쳐서 3억에 산 거지. 할머니가 나한테 은행 문자 보여주셨어. 진짜 3억 보냈더라고.”

이가인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 구매자가 대체 누군데요?”

“나도 물어봤지. 혹시 우리 집도 같이 사주면 네 결혼 자금에 보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런데 할머니도 그 구매자를 못 만났다더라. 할머니 손자가 구매자랑 같이 계약하러 갔는데 40대나 50대쯤 되는 여자였대. 그 집 풍수가 좋아 보였다고 했다나 봐.”

이가인은 딱히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오진에서는 돈 많은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풍수가 좋다는 이유로 빈집을 사는 대기업 사장도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었다.

주연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할머니가 이 나이에 돈벼락을 맞았다며 부러워하지만 방금 할머니 그렇게 운 걸 보면 모르겠어? 할머니는 이렇게 많은 돈 필요 없으셔. 결국 자식들 때문에 팔게 된 거고 이 돈도 할머니 손에 얼마 못 있다가 금세 나뉘겠지.”

이가인은 차 안에서 전민우가 신나게 얘기했던 말이 떠올랐다. 윤혜자 할머니가 연세가 많아 힘드시니 엘리베이터 있는 집을 마련했다는 그 말 말이다.

그녀는 인간 본성을 이해는 하지만 가끔 씁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 있는 새집이 있는지 없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오래된 집은 어느새 텅 비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