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권설아는 한껏 격앙된 목소리로 물었다. 주변 사람들은 고막을 찢는 듯한 그 목소리에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권설아의 배경을 생각하면 아무도 뭐라 할 수가 없었다.
높은 하이힐을 신은 권설아가 권해솔 앞으로 다가와서 얘기했다.
“언니가 실수로 더럽힌 걸 내가 왜 배상해야 해?”
권해솔은 그런 권설아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짜증이 났다.
“권설아, 유치하게 굴지 마. 너 때문에 일어난 일이잖아. CCTV에 다 찍혔을 텐데, 한번 확인해 볼래?”
소미란의 딸이니, 성격도 소미란과 붕어빵이었다.
“언니!”
권설아가 뭐라고 하려고 했지만 본인을 쏘아보는 권해솔의 시선에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넌 내 물건에 눈독을 들였지. 강현수도 마찬가지야. 너 가져.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나오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권해솔의 눈빛은 담담했지만 권설아는 권해솔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겁을 먹고 뒤로 약간 물러났다.
권해솔은 다시 스카프를 골라 점원에게 건네고 얘기했다.
“화장실 좀 다녀올 테니 포장해 줘요.”
권설아 주변의 사람들이 뭐라 하려고 했지만 권해솔의 시선에 다들 겁을 먹고 그대로 지나쳐버렸다.
권해솔이 화장실을 다녀왔다.
권설아는 여전히 화가 났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권해솔을 쏘아보고 자리를 떠났다.
권해솔은 결제를 마치고 매장에서 나왔다.
문을 나서는 순간 붉은색 사이렌이 울렸고 그와 동시에 권설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둑이야!”
권해솔은 어이가 없었다. 분명 계산을 마쳤는데 갑자기 도둑으로 몰렸으니 말이다.
“이 사람은 거지예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이나 다름없다고요! 어디서 돈을 구해 스카프를 산 건지는 모르겠지만, 도둑질하려다가 들킨 사람을 이렇게 놔주려고요?”
“이분의 말씀이 틀린 것도 아니니 손님은 같이 경찰서로 가주셔야 하겠습니다.”
권해솔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권설아와 가까이 한 적은 거의 없었다. 화장실에 갔을 때를 빼고 말이다.
“난 훔치지 않았어요. 정 의심되면 CCTV를 돌려봐요. 이 스카프가 누구한테 있었는지 확인하란 말이에요.”
권해솔은 자기가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에 겁이 나지 않았다.
구경꾼들이 점점 늘어가자 권설아는 더욱 흥분했다.
“다들 이거 봐요! 이 도둑년이 물건을 훔치고도 인정하지 않아요! 정말 수치심도 없는 사람이에요!”
진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권설아의 말을 듣고 권해솔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권해솔 씨라고 했죠? 같이 경찰서로 가지 않으시려고 하니 신고할 수밖에 없겠네요.”
매니저가 점원에게 눈치를 주자 두 점원이 나와서 권해솔을 둘러쌌다. 마치 권해솔이 도망칠까 봐 걱정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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