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허재환은 다소 아쉬운 기색을 보였지만 그는 권해솔의 실력을 누구보다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다양한 감정을 담아낼 수 있을 만큼 변화무쌍했다.
감정선이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감독의 디렉팅만 있다면 충분히 뛰어난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
촬영이 끝난 후, 권해솔은 잠시 혼자 생각에 잠겼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안정적이고 생활비도 충분히 벌고 있었지만 저축까지 하려면 이야기가 달랐다.
‘퇴근하고 시간도 남는데... 부업 하나쯤 해볼까?’
머릿속에는 몇 가지 계획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막상 바로 실행에 옮기기엔 준비가 부족했다.
“8-303호 맞으시죠? 여기에 거주자님 앞으로 온 우편 하나 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이 권해솔을 알아보고 말을 걸었다.
그녀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여러 번 마주친 덕에 쉽게 기억해 냈다.
“혹시 누가 두고 간 건지 아세요?”
권해솔은 봉투를 내려다봤다.
주소 외에는 어떤 단서도 적혀 있지 않았다.
“정장 입은 남자였어요. 그 외에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 나이 먹으니까 기억력도 가물가물해서 말이죠.”
경비원은 모자를 벗고 뒤통수를 긁적였고 정수리엔 머리카락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권해솔은 누가 보냈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아 집에 들어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봉투를 열어봤다.
그 순간, 초대장 한 장이 봉투 밖으로 툭 떨어졌다.
권해솔은 본능적으로 강현수 쪽에서 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짜 구역질 나게 하네.’
그녀는 그대로 쓰레기통에 던지려다 초대장 하단의 발신인 이름을 보고 손을 멈췄다.
‘강석호.’
그 청첩장은 다름 아닌 도지회의 생일 연회 초대장이었다.
권해솔은 가고 싶지 않았지만 초대자가 강석호라면 얘기가 달랐다.
다만 그 두 사람을 또 마주쳐야 한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했지만 그래도 어른의 체면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안 갈 수도 없고...”
권해솔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재이의 잔잔한 음성이 흘러나왔고 그녀를 천천히 잠으로 이끌었다.
“사모님은 아직도 처음 만났을 때처럼 아름다우세요. 저는 얼굴에 주름이 가득인데...”
누군가 농을 건네자 도지회가 웃으며 받아주었다. 그러다 그녀의 시선이 멀리 떨어진 구석으로 향했다.
‘권해솔?’
초대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쟤가 왜 여기에 있어?’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도지회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죄송해요, 잠깐만 실례할게요.”
그녀는 잠시 자리를 벗어나려고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 순간, 강현수와 권설아가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
“어머님! 제가 준비한 생일 선물이에요.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어머님?’
권설아의 한마디는 도지회를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
인사를 받지 않자니 어색하고 받자니 인정하는 꼴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그들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ความคิดเห็น
ความคิดเห็นของผู้อ่านเกี่ยวกับนิยาย: 전 남친의 삼촌이 자꾸 다정하게 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