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까 기분이 별로 안 좋은 것 같네? 근데 걱정 말아요. 앞으로 나랑 같이 일하면 저런 사람 따위한테 협박당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최강혁은 가슴을 툭툭 치며 호언장담했지만 돌아온 건 권해솔의 가벼운 웃음뿐이었다.
“괜찮아요. 어차피 저도 이쪽 업계 사람이 아니거든요.”
이미 선물도 전달했고 더 이상 이 자리에 머물 이유가 없었던 권해솔은 조용히 자리를 떠나려 했다.
하지만 최강혁은 그녀를 그렇게 쉽게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근데 보석 전문가도 아니라며. 어떻게 한눈에 그 목걸이가 가짜란 걸 알았어요?”
입이 좀 가볍긴 했지만 그가 자신을 믿어줬다는 점은 조금 의외였다.
“착각하지 말아요. 난 권해솔 씨 말을 믿은 게 아니라 내 눈을 믿은 거예요.”
최강혁은 괜히 오해하지 말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그 태도에 권해솔은 순간 좋았던 인상이 싹 사라졌다.
입은 가볍고 자기가 꽤 잘난 줄 아는 부류.
그럼에도 어쩐 일인지, 둘은 이내 자연스럽게 보석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권해솔은 자신이 최강혁과 이렇게까지 대화를 나누게 될 줄은 몰랐다.
“대표님, 정말 안 가보셔도 되겠어요?”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던 손세준은 초조한 얼굴로 물었다.
하지만 강재하는 전혀 급해 보이지 않았고 여전히 여유롭고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 결국 권해솔과 최강혁이 나란히 연회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실험실에 있었다면서요? 그러니 그 목걸이의 이상함도 눈치챌 수 있었던 거겠네요.”
최강혁이 감탄하듯 말하자 권해솔은 어깨를 으쓱였다.
“어쩌겠어요. 제 말을 믿어주는 사람이 없는데.”
사실 그 목걸이에 쓰인 염료는 인체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화학 성분이었다.
오랜 시간 피부에 닿으면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었지만 그녀가 경고해도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니 그런 이에게 굳이 선의로 다가갈 이유도 없었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 같이 일해보는 거 어때요? 수익은 내가 4, 권해솔 씨가 6.
진짜 장사 대박 날걸요?”
최강혁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장난처럼 들렸지만 그의 눈빛은 꽤 진지했다.
“그렇게 양심 없는 일을 권해솔 씨가 할 것 같아요?”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강재하였다.
두 사람은 오늘이 겨우 두 번째 만남이었지만 그런데도 이상하게 권해솔은 그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가봐야 해서 이만. 일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 줘요. 자리 비워둘게요.”
최강혁은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떴고 이내 차를 몰고 바쁘게 사라져갔다.
하지만 그의 말도 틀린 건 아니었다.
퇴근 후 잠깐 아르바이트로 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새로운 환경을 경험해 보는 건 좋은 자극이니까.
그때 조용히 옆에 서 있던 강재하가 입을 열었다.
“요즘 돈이 궁해요?”
그제야 권해솔은 그가 아직 떠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꼭 그런 건 아니에요. 본업 외에 부업 하나쯤 있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어서...”
그녀는 조심스레 그를 바라봤다.
“대표님도 혹시 부업 같은 거 있으세요? 없으시면 제가 하나 추천해 드릴 수도 있는데요.”
그는 말이 없었다.
그의 체형과 말투 그리고 목소리까지... 모든 게 ‘그 사람’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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