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이 이젠 생각 정리를 끝마친 것 같아 권해솔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편, 으슥한 어딘가에서 한 쌍의 눈이 그들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 사람들 그 남자랑 연관 있는 사람들입니다. 정말 이대로 보내실 겁니까?”
옆에 있는 사람의 질문에도 권해솔 일행 지켜보던 남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었다.
권해솔이 무사히 해성시에 도착했단 소식을 듣자마자 정채영은 서둘러 그녀를 데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갔다.
“배 위에서 먹는 것들이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어? 제대로 먹지도 못했지?”
정채영은 세상에서 권해솔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고민재와 강재하가 그녀의 뒤를 따라 식당에 올 줄은 몰랐다.
“정채영 씨 맞으시죠? 저랑 연락처 교환해 주시겠습니까?”
자리에 앉자마자 핸드폰을 내밀며 묻는 강재하의 의도는 명확했고 당황한 정채영은 고개를 돌려 권해솔을 쳐다봤다.
배에서 자신을 많이 챙겨주고 신경 써주며 친구로 지내자는 말을 하던 강재하였기에 권해솔은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뭐야? 채영이를 좋아해서 나랑 친구 하고 싶다고 한 거야?’
권해솔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나 이내 모든 건 자신의 착각이었을 뿐이니 강재하를 원망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계속 서로 눈치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정채영은 결국 강재하와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여기서 제일 신난 한 사람, 바로 고민재다.
그는 강재하가 정채영을 좋아했었다는 걸 알고는 강재하에 대한 호감도가 미친 듯이 치솟고 있었다.
“이거 아주 맛있네요. 드셔보세요.”
갑자기 180도 변한 고민재의 태도에 강재하는 어리둥절했다.
정채영은 밥을 먹는 내내 어딘가 매우 불편했고 심지어는 불안감도 느꼈다.
비록 전설 속에 존재하는 여신이라고 할 수 없지만 정채영 또한 매력적이었고 아름다웠다.
권해솔과는 아예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정채영을 강재하가 좋아한다고 해도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나한테 이런 걸 왜 말해? 강재하 씨가 누구랑 연애를 하든, 누구한테 관심이 있든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그러니까 너도 너무 부담가지지 마.”
권해솔은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내가 강재하 씨를 좋아하는 게 그렇게 티가 나나?’
강재하와 보낸 시간도 얼마 안 됐고 심지어 어떤 때에는 정채영도 자리에 없었다.
“어쨌든 네 연애는 내가 간섭할 일도 아니고 네가 진짜로 그 사람이 마음에 든다면 그거야말로 잘된 일이지. 아니야?”
늘 옆에 아무도 없어 외로워하는 자신을 걱정했던 만큼 정채영은 사랑을 듬뿍 받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권해솔이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정채영도 그제야 차에 올라탔다.
방금 전 권해솔이 했던 말은 분명 맞는 말이었다.
사람 사이의 감정이라는 건 정말로 선착순이 중요한 게 아니니까.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도착한 권해솔은 휴대폰을 켰고 역시나 그 한 통 외엔 아무런 메시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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