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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작은 너였어 นิยาย บท 17

오늘의 사건은 다행히 비트 타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직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오히려 일찍 퇴근할 수 있다는 것에 기뻐했다.

분위기는 다시 밝아졌고 금세 모두가 앞에 있었던 일들을 잊어버린 듯했다.

송유리는 짐을 챙겨 비트 타운을 나서다가 문 앞에 서 있는 황이진을 발견했다.

“이진 언니!”

황이진은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진우정 매니저가 너한테 뭐라고 안 했어?”

“아니요. 저한테 신경 쓸 시간도 없으셨나 봐요. 헷...”

송유리는 멋쩍게 웃었다.

황이진은 자연스럽게 송유리의 팔을 잡으며 약간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유리야, 사실 지금까지 기다린 건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서야...”

“무슨 일인데요?”

“너도 알다시피, 재벌가로 들어가서 앞으로 꽃길만 걸을 줄 알고 일까지 그만뒀었잖아... 집도 계약 해지해서 지금은 갈 곳이 없는 처지야. 명서원 씨한테 돈도 다 돌려줘서 빈털터리고... 한마디로 지금 노숙자 신세야. 나 좀 받아줘.”

“아, 참!”

송유리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손뼉을 쳤다.

“전에 언니가 빌려주신 돈, 이제 바로 돌려드릴 수 있어요!”

“아니야! 절대 안 돼! 지금 이 빈털터리 신분 덕분에 며칠은 가족들한테 연락 안 받고 버틸 수 있어. 그 돈을 받으면 또 나한테 빌붙게 될 거야. 부탁이니까 나 좀 잠깐만 재워줘. 새 일자리 구하고 자리 잡으면 바로 나갈게. 응?”

“알겠어요. 근데 제가 사는 집은 진짜 작고... 좀... 허름해요.”

“상관없어. 잠만 잘 수 있으면 돼.”

하지만 막상 도착한 집을 본 황이진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좁은 원룸에는 겨우 침대 하나만 놓여 있었고 숨 쉴 공간조차 부족해 보였다.

“네가 작다고 했던 게... 진짜 작았던 거구나.”

송유리는 멋쩍게 웃으며 옷장 속에서 새 이불을 꺼냈다.

“이불은 겨우 이거 하나밖에 없는데... 언니, 괜찮으세요?”

“당연하지. 괜찮아.”

황이진은 짐 하나 없이 맨몸으로 왔기 때문에 송유리는 그녀를 위해 갈아입을 옷도 준비해 주고 황이진이 먼저 씻을 수 있도록 욕실을 안내했다.

그리고 직접 편의점에 가서 세면도구까지 사 왔다.

오늘처럼 어수선했던 날에는 씻고 나서야 제대로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황이진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어쩔 수 없이 작은 원룸의 환경에 대해 솔직히 말했다.

“너 여기서 사는 말인데... 좁은 건 괜찮다 쳐도 왜 온수가 잘 안 나오는 거야? 물 온도도 계속 왔다 갔다 하더라. 너 평소에도 이렇게 씻었어?”

“네... 집주인 아저씨가 오래된 가전이라 원래 그렇다고 하셔서 그냥 적응하라고 하셨어요.”

“그런다고 진짜 적응이 되겠니?”

“음... 살다 보니 익숙해졌어요.”

황이진은 기가 막힌 듯 송유리를 바라봤다.

“집주인이 널 너무 만만하게 보는 거야. 이건 명백히 업신여기는 거라고. 내일 내가 직접 연락해 볼게!”

“정말요? 고마워요! 이진 언니, 여기 칫솔이랑 치약, 수건도 사 왔어요.”

“고맙긴 내가 고맙지. 너 아니었으면 오늘 나 진짜 거리에서 잘 뻔했잖아.”

황이진은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세면도구를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송유리는 갑자기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진 언니, 오늘 일... 저 때문에 화나신 거 아니죠?”

황이진은 거울을 보며 칫솔질하다, 입안에 거품이 가득 찬 채로 대답했다.

“화내긴 왜 화내. 네가 나서지 않았으면 아마 진짜 연못에 버려져 악어의 먹이가 됐을걸?”

말하면서도 그녀는 소름이 돋은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진짜 무서웠어. 고인성 그 남자라면 진짜 그런 일을 저지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사실은... 저도 언니가 그 사람들이 찾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말하지 못했어요.”

“오히려 말 안 해줘서 고마워. 네 덕분에 나도 한 번은 그런 호화로운 삶을 살아봤잖아. 그리고 나는 네가 그 사실을 말하지 않은 건 나를 지키려고 그랬던 거라는 거 알아. 맞지?”

황이진은 입을 헹구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며 말했다.

“유리야, 난 네가 얼마나 착하고 순수한지 알아. 다른 사람 같았으면 진작에 내 정체를 폭로하고 나를 내쫓은 다음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했을 거야. 결국 내 잘못이야. 내가 헛된 꿈을 꿨던 게 문제지.”

그녀는 씻고 나와 수건을 털며 말했다.

“유리야, 얼른 씻고 자자. 오늘 하루 너무 길었다.”

“네. 언니, 정말 고마워요.”

밤이 되자 두 사람은 작은 침대에 몸을 웅크리고 누웠다. 그런데 갑자기 황이진이 몸을 돌려 송유리를 바라보며 궁금한 듯 입을 열었다.

책상 위에 엎어놓은 휴대전화 화면을 가끔씩 켜보는 그의 모습은 마치 누군가의 중요한 연락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보였다.

비서인 명서원은 자료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올 때마다 고인성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눈치챘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매번 반복되다 보니 점점 더 궁금해졌다.

“대표님, 혹시 무슨 중요한 연락을 기다리고 계신 건가요?”

“아니야.”

“고객 관련이든, 업무 관련이든,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최선을 다해서 처리하겠습니다.”

“너는 못 해.”

“네? 말씀해 주시면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명서원은 비서로서 고인성의 고민을 덜어주는 것이 당연한 임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인성의 표정은 한층 차가워졌다.

“이번 분기 신제품 제안서 가져와. 그리고 오후에 회의 일정 잡아. 회의 끝나면 작업실에 가서 현장하고 샘플 확인할 거니까 준비해.”

순식간에 그는 다시 일에 몰두하는 모드로 전환되었다. 직원들은 이러한 고인성의 변화를 이미 여러 번 겪었기에 그의 일 중독적인 모습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명서원은 고개를 숙이며 물러났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사무실을 나서면서도 명서원은 오늘따라 고인성이 유난히 이상하다고 느꼈다.

마치 무언가를 잊으려고 일부러 자신을 일에 몰아넣는 것처럼 보였다.

사무실 문이 닫히자, 고인성은 다시 한번 휴대전화 화면을 켰다. 하지만 화면에는 업무 메시지만 몇 개 있을 뿐, 새로운 친구 추가 요청은 없었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송유리는 그에게 친구 요청을 보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고인성의 얼굴에는 짙은 불만이 드러났고,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 그는 명서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당장 회의 시작해!”

“네! 알겠습니다!”

명서원은 당황스러웠다.

‘대체 누가 고인성을 이렇게까지 화나게 한 걸까?’

그동안 고인성을 화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야... 애초에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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