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수야... 혁수야...”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이화영을 뒤로한 송혁수는 매정하게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송혁수가 나갔음을 확신한 송유리는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할머니에게로 달려갔다.
어깨까지 들썩이며 운 탓에 틀어져 버린 산소호흡기를 바로 해주던 송유리는 이화영의 가슴을 쓸어주며 그녀가 숨을 제대로 쉴 수 있게 도와줬다.
“할머니, 몸 생각하셔야죠. 자꾸 스트레스받으면 안 좋아요.”
“유리... 거기 있었구나.”
“아빠보다 먼저 왔는데 자고 계셔서요.”
“내 작품들... 꼭 잘 지켜야 해.”
“걱정 마세요.”
송유리의 약속과 위로에 점점 안정을 찾아가던 이화영은 이내 다시 잠에 들었고 송유리는 그제야 병실을 빠져나갔다.
할머니의 작품들이 있는 본가의 열쇠만 가지고 있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송혁수의 말을 들어보니 금고만 찾으면 아주 깨부술 기세라서 송유리는 아무래도 원고를 자신의 곁에 두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병원을 나온 송유리는 곧바로 택시를 잡아 본가로 향했다.
이화영의 본가는 작은 이층집이었는데 예쁜 마당에는 이화영이 좋아하는 해당화가 심겨있었는데 아쉽게도 11월이라 꽃들도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지 여전히 깨끗한 내부에 송유리는 바로 2층으로 올라가 금고 속에 있던 할머니의 원고를 챙겼다.
이화영이 한평생 써내려 온 글들이 세 권의 두꺼운 책으로 묶여있었다.
송유리는 그 소중한 걸 가방에 넣은 뒤 별장을 나서려 했는데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몇 대의 검은 색 차량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인지한 송유리가 뒷문으로 도망가려 했는데 그마저도 이미 열려있었다.
송혁수는 뒷문으로 걸어들어오며 놀란 송유리를 향해 음침하게 웃어 보였다.
“네.”
송혁수가 옆에 있던 경호원을 향해 말하자 그는 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
그를 따돌린 송유리는 다른 경호원이 한눈판 사이에 문틈 사이로 빠져나가려 했는데, 아마도 그녀가 너무 단순했던 것 같다.
“저년 잡아! 절대 도망 못 가게 꽉 잡아둬.”
송유리는 역시나 잘 훈련된 경호원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몇 초도 안되 바로 잡혀버렸다.
그냥 잡힌 것도 아니고 경호원에 의해 돌바닥에 무릎까지 꿇게 된 송유리는 까진 무릎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신음을 흘렸다.
그런 그녀에게로 다가온 송혁수는 송유리의 볼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잔머리 굴리지 말고 원고 내놔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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