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윤의 고개가 좌우로 왔다 갔다 했고 볼이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권예진이 손찌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어안이 벙벙한 채 눈이 휘둥그레졌다.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살기 어린 눈빛으로 외쳤다.
“감히 나한테 손을 대?”
“입이 싸면 맞아야지.”
권예진은 손을 풀며 태연자약한 표정으로 말했다.
응석받이로 자란 부잣집 딸은 아닌지라 방금 풀 파워로 따귀를 날렸다.
김다윤의 양쪽 뺨에는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생겼고 금세 빨갛게 부어올랐다.
화끈거리는 볼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속으로 권예진이 건방을 떨 수 있는 이유는 전부 양문수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설령 학장일지언정 공호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어차피 일을 크게 만들어봤자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었다.
그렇다면 소원을 이뤄줘야 하지 않겠는가?
김다윤은 이를 악물고 복수를 다짐하며 반격을 가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곱게 자란 사람이 어찌 권예진의 상대가 되겠는가?
도서관은 금세 발칵 뒤집혔고, 사서와 선생님이 깜짝 놀라 달려왔다.
권예진과 김다윤, 그리고 현장에 있던 학생들이 전부 교무실로 불려갔다.
대머리 남자 선생이 의자에 앉아 일렬로 서 있는 사람들을 노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김다윤과 함께 있던 여학생이 씩씩거리며 대답했다.
“선생님, 권예진이 먼저 다윤의 뺨을 때렸어요.”
장해건은 김다윤을 바라보았다. 퉁퉁 부어오른 얼굴은 청초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머리가 산발이 된 채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이내 권예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네가 그랬어?”
“맞아요.”
권예진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떳떳하게 인정했다. 마치 잘못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듯 반성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장해건은 말문이 막혔다.
단지 세상 물정 모르는 학생에 불과했지만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등골이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권예진이 말을 이어갔다.
“청림대학교 도서관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서적을 소장한 제일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죠. 그런데 책을 몇 권 빌리러 왔다가 똥파리가 꼬일 줄은 몰랐어요. 주변을 앵앵거리며 맴돌아서 본때를 보여줬을 뿐이에요.”
고집을 부리며 끝까지 우기는 그녀를 보자 장해건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테이블을 내리쳤다.
“그렇다면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겠네?”
김다윤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얼른 신고해서 일을 키워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었다.
공씨 가문이 흑역사를 지닌 말썽꾸러기를 가족으로 받아들 리 없었다.
“경찰서에 끌려가면 단지 사과하고 병원비로 몇 푼 내는 것에 그치지 않을 텐데, 구금 기록이 있으면 전과자나 마찬가지야. 진짜 괜찮겠어?”
“신고해.”
권예진은 무덤덤하게 말했고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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