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예진이 회담에 참석할뿐더러 발표용 논문까지 작성했다는 것을 알고 양문수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회의에 출석하게 되어 너무 다행이야. 의학 발전은 물론 한의학 보급에도 큰 도움이 될 테니까. 선호하는 발언 순서라도 있어?”
권예진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순서는 상관없어요. 주최 측이 정한 대로 할게요.”
“그래. 예진 씨가 참석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회의 관련 사항도 미리 준비할게.”
볼일을 마치고 권예진은 양문수한테서 도서관 대출증을 빌렸다.
청림대학교 도서관은 전국에서 서적이 가장 많고 제일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했다.
관심이 가는 의학 서적을 발견한 그녀는 자리를 찾아 본격적으로 읽어보려고 했다.
멀리서 여자 두 명이 최신 패션 잡지를 들고 종합 서적 구역에서 걸어 나왔다.
김다윤은 빈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생각지도 못한 권예진을 발견했다.
명품 원피스를 입은 모습을 보자 기분이 씁쓸했다.
글로벌 한정판 제품은 그녀도 구하기 힘들었는데 촌년이 입고 있을 줄이야.
외모는 물론 완벽한 몸매, 압도적인 분위기까지 더해 아무도 도교 사원에서 살던 촌뜨기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 더더욱 화가 났다.
그야말로 환골탈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위기감을 느낀 김다윤은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만큼 주먹을 불끈 쥐었다.
빌어먹을 권예진! 그녀를 방해했을뿐더러 자신이 누려야 할 것까지 빼앗아 가다니!
김다윤의 옆에 있던 여자가 시선을 돌려 권예진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저 여자가 청림대학교 도서관에는 웬일이지?”
“관리가 점점 엉망이네. 어떻게 개나 소나 들여보내지?”
울화통이 치밀어오른 김다윤은 화풀이할 겸 말을 마치고 권예진을 향해 곧장 걸어갔다.
“네가 여긴 어떻게 들어왔어?”
이내 팔짱을 끼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오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
권예진은 어이없는 듯 피식 웃었다.
대출증에 적힌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추궁했다.
“학장님의 대출증이 왜 너한테 있지?”
그녀의 눈빛이 의미심장하게 변했다.
권예진은 속내를 훤히 꿰뚫어 보았지만 묵묵부답했다.
내일은 한서 의학 회담이며, 김다윤은 의대생이지 않은가?
오늘 받은 수모는 내일 배로 갚을 예정이다.
하지만 침묵을 지키는 그녀를 보자 사람들은 도둑이 제 발 저려 묵인한다고 생각했다.
김다윤이 냉소를 지으며 조롱하는 데 앞장섰다.
“성공한 여자 뒤에는 셀 수 없는 남자가 있다더니 사실이었네.”
짝!
곧이어 우렁찬 따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권예진은 양쪽 뺨을 연신 후려쳤고 김다윤은 미처 반응조차 못 했다.
ความคิดเห็น
ความคิดเห็นของผู้อ่านเกี่ยวกับนิยาย: 피보다 진한 거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