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들은 온혜영은 비웃었다.
“무슨 약재를 약국에서 안 사고 직접 힘들게 캐러 가요? 결혼을 강요하지만 않았어도 그 정성에 감동했을 텐데.”
권예진이 소리를 따라 온혜영을 돌아보며 되물었다.
“세상에 한약 종류가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내가 어떻게 알아요?”
온혜영이 눈을 흘겼다.
“그러면 약재 종류가 몇 가지인지 아세요?”
“몰라요.”
권예진이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약국에서 살 수 있다고 말씀하시죠?”
“그건...”
말문이 막힌 온혜영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
“[정화본초] 1999년 출판 본에 따르면 현존하는 한약은 총 8,980종이고 민간요법까지 더하면 12,800종이 넘어요. 게다가 그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감히 어떤 약국에서도 모든 한약이 다 있다고는...”
“그만해.”
연정란이 나서서 권예진의 말을 끊고 꽃차 한 잔을 손에 든 채 눈썹을 치켜들며 권예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네가 의술이 뛰어나다는 건 아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앞에서 잘난 척 쏘아붙일 필요는 없어. 교양 없는 고아라는 걸 드러내는 것도 아니고.”
연정란이 차갑게 말했다.
권예진은 장차 고부 관계가 될 사이에 얼굴을 붉히기 싫어 꾹 참았다.
더 이상 이곳에 남아 조롱을 당하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자리를 떠나려 했다.
“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녀가 빠르게 공씨 가문 저택을 나서는 뒷모습을 보며 다들 저마다 꿍꿍이를 품고 있었다.
공씨 가문 저택에서 나온 권예진은 공호열에게 전화를 걸어 한약을 구하러 성운산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
공호열은 매우 바쁜 듯 무심하게 대꾸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성운산은 해경의 유명한 관광 명소로 산기슭으로 직행하는 버스가 있다.
권예진은 표를 끊고 버스를 타서 1시간 조금 넘게 달려 성운산에 도착했다.
산은 울창했고 공기는 상쾌했다.
권예진은 오랜만의 나들이인 만큼 먼저 도교 사원에 가서 스승님을 뵐 생각이었다.
돌계단을 밟으며 산 정상에 있는 도교 사원에 도착했을 때 멀리서 익숙한 대화가 들려왔다.
권예진이 걸음을 멈칫했다. 정우현이다.
3년 안에 돌아오면 안 되는 사람인데 왜 여기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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