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훈은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헤어지나’는 네 글자만 남아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심장을 후벼 파는 것 같았다.
그는 미친 듯이 서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 걸어도 형식적인 안내음과 삐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귓가에 제 심장이 쿵쿵 뛰는 소리가 울렸다. 서윤아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몰려왔다.
박시훈은 제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링거를 거칠게 뽑아 뛰쳐나가려고 했다.
그때, 박시훈의 친구들과 고민지가 병실로 들어왔다. 그들은 깁스한 다리로 침대에서 내려온 박시훈을 보고 놀라 외쳤다.
“박시훈, 너 미쳤냐!”
하지만 박시훈의 눈에 그들은 들어오지도 않았고, 그저 저를 막아서는 이들에게 화가 나 외쳤다.
“꺼져!”
박시훈은 다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무시한 채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정작 집에는 서윤아의 흔적이 전부 사라져 있었다.
박시훈의 눈이 정처 없이 떨렸다. 불안감이 그를 집어삼킬 듯 몰아쳤다.
진심이었던 건가?
정말로 자신과 헤어진다고?
박시훈은 점점 더 커지는 심장 소리에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다시 서연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이번엔 드디어 전화가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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