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한마디가 도화선이 된 듯 박시훈이 주먹으로 벽을 세게 내리쳤다.
그의 이마엔 핏줄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고, 두 눈은 금방이라도 피를 흘릴 듯 시뻘게져 있었다.
흉흉한 눈에 가득 들어찬 증오는 뒤늦게 박시훈을 따라온 허경태가 주춤할 정도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허경태도 박시훈의 이런 모습을 오랫동안 못 봐서 거의 잊고 있었다. 박시훈이 이렇게 살벌한 모습을 보일 땐 언제나 누가 엮여 있었는지.
박시훈에게 조심스레 다가간 허경태가 슬쩍 물었다.
“시훈아, 서윤아한테 무슨 일 생겼어?”
그에 박시훈이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흉흉한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자 허경태는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오직 고민지만이 이런 상황에 박시훈에게 칭얼거렸다. 그녀는 내심 자신의 생각이 맞을 거라고 여기며 입술을 오물거렸다. 그러곤 박시훈의 옷깃을 살짝 잡아끌며 말했다.
“시훈 오빠, 혹시 나 때문에 윤아 언니랑 싸운 거야? 그러지 마~ 다 내 잘못이야.”
하지만 박시훈은 흉흉한 기세를 거두지 않았고 거칠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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