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씨, 나 한 번이라도 좋아한 적 있어?’
그 질문에 강기준은 당황했다.
좋아했다.
그는 정라엘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알고 있었다.
미련도 있고 끌림도 있고 소유욕도 있었다.
그는 사실 정라엘을 꽤 좋아했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정아름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어차피 이혼할 텐데 강기준은 확실히 매정하게 굴 생각이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정라엘, 내가 사랑하는 건 정아름이야.”
강기준은 정아름을 사랑한다고 했다.
정라엘의 눈동자에서 빛이 점점 사라졌다. 그 질문을 해서는 안 됐다. 그 질문은 스스로를 모욕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정라엘은 또 한 번 처절하게 졌다.
그래서 패배를 인정하려고 했다.
“우리 이혼하자.”
강기준은 잠깐 침묵했다.
“가족관계증명서 챙겨와.”
정라엘은 손을 뻗어 자신의 가방을 툭툭 쳤다.
“챙겨왔어.”
조금 전 외출하기 전 옷장에서 꺼냈던 것은 가족관계증명서였다. 정라엘은 강기준에게서 전화가 온 순간 그의 의도를 파악했다.
강기준은 그녀를 힐끗 본 뒤 차에 시동을 걸고 구청으로 향했다.
...
30분 뒤, 두 사람은 구청에 도착했다.
이혼신고를 책임진 직원이 설득했다.
“꽤 오랜 시간 함께하셨는데 그래도 조금 더 고민해 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강기준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아뇨. 필요 없습니다.”
“알겠어요.”
직원이 말했다.
“그러면 여기 사인해 주세요.”
“학교로 돌아갈 거야? 내게 데려다줄게.”
정라엘이 거절했다.
“괜찮아. 내가 알아서 돌아갈게. 기준 씨는 병원에 가서 아름이랑 같이 있어 줘.”
말을 마친 뒤 정라엘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정라엘은 홀로 거리 위를 걷고 있었다. 얼마나 오래 걸었는지, 얼마나 먼 길을 걸었는지 알 수 없었다. 자꾸 눈이 따가웠다. 이내 눈에 눈물이 차올랐고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사실 아까 몸을 돌린 순간 그녀는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늘 혼자였다. 가족이 없었다.
그러다가 강기준이 나타났다.
동굴 안에서 강기준은 그녀를 데리고 나가겠다고, 그녀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었고 정라엘은 그 약속을 믿었다.
강기준이 정아름을 사랑해 주는 동안 정라엘은 홀로 성장했다. 그녀는 아주 먼 길을 걸었고 또다시 홀로 그의 곁으로 돌아왔다.
늘 혼자였던 정라엘은 강기준과 결혼하여 가족이 되고 싶었다.
그가 식물인간이었던 지난 3년 동안, 소녀였던 정라엘은 가장 아름다운 기대를 품고 그의 아내로 지냈었다.
그녀는 노력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결국 혼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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