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라엘은 옷깃을 정리하면서 뒤돌아 강기준을 쳐다보았다.
강기준은 핸드폰이 울리든 말든 보지도, 받지도 않았다.
정아름의 전화를 안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강기준은 일어서서 정장을 벗었다.
흰 셔츠 뒤가 피에 물들어져 있길래 할머니가 채찍을 휘두르던 장면이 떠올랐다.
피부가 갈라졌는데 맷집이 좋아서 그런지 그 자리에서 아픈 티를 내지 않았다.
이런 상처는 소독하지 않으면 감염되기 쉬웠다.
“구급상자를 가져와서 소독해 줄게.”
강기준이 뒤돌아보더니 피식 웃었다.
“나랑 말하기 싫은 거 아니었어?”
정라엘이 허리 굽혀 구급상자를 꺼내면서 말했다.
“난 할머니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아.”
정라엘이 침대에 앉아있는 강기준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셔츠 벗어.”
강기준은 고분고분 셔츠를 벗어 상체를 드러냈다.
다부진 몸매의 강기준은 헬스장에서 일부러 만들어 낸 울퉁불퉁한 근육 대신 적당한 식스팩을 가지고 있었다.
검은색 벨트 위로 은은히 치골 라인이 보이기도 했다.
정라엘의 얼굴은 순간 빨개지고 말았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 갑자기 강기준의 중저음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공평한 거지?”
정라엘은 멍한 표정이었다.
“뭐가 공평하다는 거야?”
“나도 너의 속살을 보고, 너도 내 속살을 봤잖아.”
“난 보지 않았어!”
“예전에는 어떤 사람이었는데?”
강기준은 그때 그 소녀를 떠올리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예전에는 사랑스러워서 좋아했어.”
‘사랑스러워서 좋아했다고? 그러면 나는 뭔데?’
정라엘은 자신은 뭐냐고 묻고 싶었다.
‘나랑 함께 지낸 그동안의 세월은 뭔데?’
강기준은 정라엘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마음속에는 온통 정아름밖에 없었다.
정라엘은 면봉으로 그의 상처를 콕 찔렀다.
“씁...”
강기준은 많이 아픈지 얼굴이 창백해지고 말았다.
“정라엘, 일부러 그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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