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아가 몸을 홱 돌리자 주강빈이 정색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녀가 황급히 전화를 끊던 순간, 주강빈은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다시 한번 물었다.
“누가 이민하냐고?”
신수아는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는 친구가 이민하기 전에 함께 모이자고 하네.”
그녀가 워낙 차분하게 말했던 탓인지 주강빈도 거짓말일 거라곤 예상치 못했다. 그럼에도 그녀를 꼭 안고서 겁에 질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난 또 너인 줄 알았잖아. 깜짝 놀랐어.”
신수아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고작 이민 갖고 뭘 이렇게 오버야?”
주강빈은 심장이 마구 쿵쾅댔다. 그는 속절없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너도 알다시피 우리 집안은 가족 3대가 군인 출신이라 출국이 쉽지 않아.”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여전히 마음이 안 놓이는지 재차 당부했다.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으면 때리고 욕하고... 날 죽여도 좋으니 이민은 절대 하지 마. 그럼 널 영원히 찾아갈 수가 없잖아. 차라리 죽는 것보다 못하다고!”
그의 품에 꼭 안긴 신수아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알았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던지 그 뒤로 며칠 동안 주강빈은 줄곧 신수아의 옆에서 반 발짝도 떨어지지 않았다.
절친이 클럽을 오픈했다면서 다 함께 모여서 놀자고 해도 그녀를 데리고 나갈 지경이었다.
이토록 감시를 당하니 신수아는 마침 출입국 사무소에 서명하러 가지도 못할 겸 그와 함께 클럽으로 나섰다.
룸에 들어서자마자 한 무리 남자들이 그녀에게 몰려들었다.
“형수님, 오늘은 마음껏 놀아요. 형수님이 조용한 걸 좋아한다고 해서 노래도 죄다 피아노곡으로 바꿨고 오늘 하루는 손님들도 안 받으려고요.”
“그래요, 형수님. 여기 디저트도 마련해놨어요. 강빈이가 이것들 전부 형수님이 좋아하는 디저트라고 했거든요.”
“얼른 와서 앉아요. 과일도 다 깎아놨어요.”
...
주강빈은 그런 친구들을 보더니 눈썹을 치켰다.
“자식들 언제 이렇게 철들었어?”
“네가 팔불출인 거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있어? 형수님께 잘 보여야 너한테도 점수 따는 거잖아.”
“그러게 말이야. 너 형수님 만난 뒤로 우린 뒷전이더라. 하는 수 없지. 너랑 함께 형수님 높이 받드는 수밖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질 때 앙증맞은 체구의 여자가 안으로 들어왔는데 다름 아닌 차유리였다.
매니저가 얼른 그녀를 말렸다.
“죄송해요, 손님. 오늘은 VIP 손님이 오셔서 다른 손님들은 일절 안 받아요.”
곧이어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수아야, 나 잠깐 통화하고 올 테니 여기서 기다려. 금방 돌아올게.”
그는 신수아의 대답도 기다리지 못하고 허둥지둥 밖으로 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차유리도 핑계를 둘러대고 룸을 나섰다.
사라진 두 사람 앞에서 신수아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고 싶었지만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심장이 너덜너덜해졌다.
‘내가 아픈 만큼 주강빈 너도 똑같이 지옥에 갇혀봐야 해. 죽을 만큼 괴로운 게 뭔지 톡톡히 느껴봐야지.’
밤이 서서히 깊어졌지만 오후에 금방이면 돌아온다던 주강빈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친구들은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고 서로 멀뚱멀뚱 쳐다봤다.
마침내 그중 한 명이 신수아를 집까지 바래다주겠다고 했다.
주강빈에게 예기치 못한 사정이 생겼을 거라며 해명했지만 신수아는 그저 웃길 따름이었다.
차유리 말고 그에게 또 어떤 예기치 못한 사정이 있을까?
다만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룸을 나섰다.
차에 탄 신수아는 가방을 못 챙긴 사실이 떠올랐다.
이제 막 룸에 돌아가려고 할 때 안에서 긴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겨우 돌려보냈네! 조금만 더 있어도 바로 들통났을 거야. 강빈이 저 녀석 형수님 앞에서 연기 끝내주지 않냐? 나 진짜 소름 돋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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