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성수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완전히 체면을 구긴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가 떠나자, 주성호가 재빨리 앞으로 나서서 강원우에게 밝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강원우, 정말 대단한 경기였어! 혹시 나중에 나랑 따로 만나서 농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는 열정적으로 강원우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강원우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정중하게 거절했다.
“아직 그런 계획은 없습니다.”
짧은 대화를 나눈 뒤, 강원우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떠났다. 그는 간수연을 찾기 위해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그녀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수연이 찾고 있어?”
옆에서 지켜보던 손재훈이 슬쩍 다가와 말했다.
“아까 친구들이 부르는 바람에 먼저 갔어.”
원래 간수연도 경기 후 강원우와 이야기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후,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간수연은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고 마침 룸메이트인 전시윤이 그녀를 데리고 가버렸다.
‘어차피 같은 학교, 같은 학과니까 언제든 다시 만날 기회가 있겠지.’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자리를 떴다. 강원우는 그녀가 이미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아쉬움을 느꼈지만 곧 마음을 다잡았다.
‘앞으로 만날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백소연의 기숙사.
백소연은 무료한 듯 잡지를 넘겼지만 머릿속은 온통 강원우와 간수연이 함께 있던 장면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편, 옆에서는 유도연이 거울 앞에서 정성스럽게 화장하고 있었다.
오늘 저녁에는 가면무도회가 열릴 예정이었고 그녀는 그곳에서 최대한 돋보이기 위해 공들여 준비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게시글을 하나씩 자세히 읽어 내려가던 백소연은 이번 경기의 주인공이 원래는 벤치에 앉아 있던 교체 선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수많은 댓글을 읽어가면서 백소연은 그 순간 경기장에서 벌어진 강원우의 놀라운 활약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귀신 같은 스틸, 전광석화 같은 돌파, 전설적인 덩크슛, 하프라인에서 던진 3점 슛, 경기 내내 지배적인 수비력...
이제껏 농구 경기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단어들이 BBS를 도배하고 있었다. 심지어 댓글에는 강현우를 ‘한국의 마이클 조던’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었고 일부는 그의 실력이 이미 프로 수준에 근접해 있다고까지 평가했다.
백소연은 손가락을 멈추고 한참 동안 화면을 바라봤다.
‘내가 왜 그때 경기를 끝까지 안 보고 왔을까? 강원우가 농구를 이렇게 잘했었나?’
지금까지 그녀가 알고 있던 강원우는 뛰어난 기타 연주 실력에 게임도 잘하고 자기만의 감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농구 코트에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운 좋게도, BBS에는 현장에서 촬영된 경기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영상이 재생되는 순간 백소연은 화면 속 강원우에게 완전히 사로잡혔다. 그의 점프, 덩크, 스틸 그리고 슛까지 모든 플레이가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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