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그는 곧장 머리를 내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 아직 만날 생각 없어.”
차윤서도 한 방에 성공할 거란 기대는 없었던지라 예상했던 대답에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언제 여자친구 필요하면 저부터 고려해주세요!”
서주노는 아무런 대답 없이 눈썹을 치키고 반짝이는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왜 꼭 나야?”
차윤서는 잠깐 당혹스러웠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았다.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그녀는 입술을 앙다물고 시선을 피했다.
“굳이 이유를 묻는다면 제 원픽은 꼭 대표님이어야만 해요!”
말미에 그녀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더없이 솔직한 대답이었다.
별안간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커피를 젓는 숟가락이 가끔 잔에 부딪히는 소리만 들려왔다.
한참 후 서주노가 시계를 보더니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휴식시간 거의 끝나. 차 비서도 이만 돌아가야지.”
“네, 알겠습니다.”
그녀가 익살스럽게 대답했다. 좀전의 실망한 기운은 마치 그의 환각인 것만 같았다. 서주노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이 커피는 내가 살게.”
차윤서는 웃으면서 고마움을 표하고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이때 만약 서주노가 고개를 돌린다면 그리움에 휩싸인 그녀의 눈빛을 바로 알아챘을 것이다.
그녀는 머리를 푹 숙이고 쓴웃음을 지었다.
“차윤서!”
이제 막 떠나려 하자 박도하가 또다시 언성을 높였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 차윤서는 한숨을 내쉬고 마지못해 고개를 돌렸다.
소외감이 잔뜩 느껴지는 그녀의 눈빛과 더없이 삭막한 말투까지, 박도하의 마음을 얼어붙게 해버렸다.
“도하 씨, 멀리서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가 뭐지? 이제 곧 출근 시간이라 별일 없으면 이만 가볼게.”
그는 버림받은 강아지처럼 불쌍한 눈빛으로 주인 쳐다보듯 차윤서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다시 한번 그녀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끝내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심장 때문에 갖은 수단으로 내게 접근했고 이제 와서 매정하게 버리고 가? 네가 뭔데 이혼도 혼자 결정해? 그 이혼합의서 난 처음부터 모르는 일이야. 그러니까 무효라고!”
차윤서는 고개를 내저으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때 이미 물어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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