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헌이라면 이런 말에 무조건 화를 낼 테고 그의 화를 받아줄 각오까지 한 강하나의 표정은 어딘가 비장했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 달리 박재헌은 화를 내지 않았다.
항상 장난스러운 미소가 걸려있던 그의 표정이 보기 드물게 진지하게 가라앉았다.
“상관있어.”
“네?”
“나랑 상관있다고.”
라이터를 주머니에 넣은 박재헌은 곱게 접은 쪽지 하나를 건넸다.
“확인해 봐.”
‘뭐야?’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선 강하나였지만 결국 호기심을 못 이기고 쪽지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내용을 확인한 강하나의 표정이 살짝 흔들렸다.
박정재 회장의 유언장 복사본이었다.
재산의 70% 이상은 박재헌에게, 남은 20% 정도의 절반은 친척들에게 남은 절반은 박지헌에게 준다는 내용이었다.
이 내용대로라면 박지헌이 상속받을 수 있는 유산은 단 13%에 불과했다.
‘이건 너무... 적잖아.’
“반년 전쯤일 거야.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영감이 먼저 전화를 해왔더라고. 마지막으로 얼굴 보고 얘기 좀 하고 싶다고. 솔직히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고 무시했는데 변호사한테서 연락이 왔어. 영감이 유언장 내용을 수정했고 대부분 유산은 나한테 올 거라더라. 그때부터 좀 불안했던 것 같아. 이 사실을 박지헌이 모를 리라 없고 내가 아는 지헌이라면 절대 가만히 있을 성격이 아니니까.”
반년 전이라면 박지헌이 불륜을 시작한 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때 당시의 박지헌은 그저 조금 더 바빠졌을 뿐 별 다른 감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었다.
박재헌은 강하나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보다 예쁜 여자라면 널리고 널렸는데 왜 이 얼굴을 3년 동안 그리워했는지 본인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헌이는 아니었어. 내가 유산을 빼앗을 거라 확신했고 이정 그룹 자산을 이전하기 시작했지. 자기 딴엔 완벽하게 움직였다고 생각했겠지만 영감은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어.”
‘역시... 아저씨는 처음부터 다 알고 계셨던 거야? 그런데 어떻게 알게 된 거지?’
“그 둘은 처음부터 그랬어. 서로 계산하고 싸우고... 난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영감이 어느 날 갑자기 그러더라고. 박지헌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그리고 그 상대를 이용해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있다고... 그래서 귀국한 거야.”
“그러니까 지헌 씨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걸 아저씨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거네요? 하, 그런데 나한테는 감쪽같이...”
강하나는 화가 치밀었다.
이혼을 결심한 그녀를 걱정해 주는 척하던 그 목소리가 떠오르며 소름이 돋았다.

ความคิดเห็น
ความคิดเห็นของผู้อ่านเกี่ยวกับนิยาย: 바다 끝에서 널 찾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