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으면 다야?’
서지수는 처음으로 이 말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벌써 점심시간이야. 밥부터 먹자.”
진수혁은 여전히 진하늘의 손을 잡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
서지수가 쓰레기통을 흘낏 바라보자 진하늘이 그녀의 손을 꼭 쥐며 관심을 돌려줬다.
“엄마, 우리 가요.”
“그래.”
서지수가 깊게 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세 사람은 놀이공원 근처 레스토랑 창가 자리에 자리 잡았다. 창밖으로는 놀이공원 전경과 호수가 한눈에 들어왔다.
식사 내내 진수혁은 틈틈이 진하늘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모습만 보면 조금 전 걸려 온 전화가 마치 착각 같았다.
그 덕에 서지수는 생각이 깊어졌다. 소유리의 교통사고, 정말 사실일까.
“왜 멍하니 있어.”
진수혁이 젓가락을 멈추고 물었다. 그의 얼굴에는 걱정도, 수심도 비치지 않았다.
서지수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식사를 이어 갔다. 진실이든 아니든,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결론이었다.
진수혁은 그녀가 자꾸 멍해지는 걸 이상히 여겼지만 묻지 않았다.
“아빠.”
밥을 조금 남긴 진하늘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이따가 우리 셋이 방탈출 해요!”
진수혁은 무심코 서지수를 바라봤다.
“엄마한테 물어봐.”
아이의 시선이 옮겨 오자 서지수는 잠시 망설였지만, 오늘이 어린이날이라는 걸 떠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가 할게.”
서지수는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누르며 단서를 찾기 시작했다.
겁이 나도 악착같이 실마리를 풀어 결국 진하늘과 함께 마지막 문을 열었고, 환한 빛이 들어오는 순간 온몸을 죄던 공포가 한층 사라졌다.
“엄마 진짜 멋져요!”
진하늘이 두 손으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서지수는 눈웃음을 지었다. 미소 지은 얼굴은 누구라도 빠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네 엄마인데 이 정도는 해야지.”
두 사람의 칭찬 릴레이를 바라보던 진수혁의 눈동자가 짙어졌다. 눈빛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요동치고 있었다.
처음 들어갈 때 서지수가 얼마나 무서워했는지 그는 똑똑히 봤다. 몇 번이나 본능적으로 자기 쪽으로 몸을 기울이다가도 끝내 멈췄다.
그는 그녀가 극도의 두려움을 스스로 이겨 내는 전 과정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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