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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남편은 버리는 게 답니다 นิยาย บท 167

백여진은 서지수와 진수혁 사이에 어떤 사정이 있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지금껏 서지수를 평범한 팀원으로만 대하고 사생활은 캐묻지 않았다.

그런데 진수혁이 자리를 뜬 지 얼마 되지 않아, 백여진의 휴대폰으로 그가 직접 보낸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제야 백여진은 왜 다들 진수혁이 모든 판을 꿰뚫고 있다고 하는지 확실히 깨달았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 남짓의 관찰만으로도 그가 자신의 속내를 꿰뚫은 것이다.

“팀장님, 제가 열심히 일해서 절대 민폐 끼치는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서지수는 백여진이 자신을 챙겨 주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지금 당장 보답할 방법은 맡은 바를 완벽히 해내는 것뿐이었다.

“네.”

백여진은 짧게 대답했다.

둘은 더 깊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몇 마디 가벼운 말을 주고받은 뒤, 백여진은 물을 뜨러 갔고 서지수는 건물 밖으로 나가 전화를 걸었다.

진하늘이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엄마로서 걱정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서지수가 다정하게 불렀다.

“하늘아, 거기서 잘 지내고 있니?”

“네, 잘 지내요.”

진하늘은 태블릿을 내려놓고 또렷한 눈으로 화면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근데 엄마가 보고 싶어요.”

서지수의 마음이 한순간에 녹아내렸다.

“엄마도 많이 보고 싶어.”

두 사람은 밥은 잘 먹는지, 학교생활은 즐거운지 같은 소소한 일상을 주고받으며 한동안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이어 갔다.

그때...

“우유부터 마시고 엄마랑 이야기해.”

낮고 단단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하얗고 단정한 손이 우유 잔을 들고 화면 한편으로 들어왔다. 손가락은 길고 깨끗했으며 손톱까지 가지런했다. 모습을 보지 않아도 서지수는 그 손이 진수혁의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계속 옆에 있었던 건가?’

진하늘은 우유를 단숨에 비워 내고 잔을 돌려주었다.

“다 마셨어요.”

“잘했어.”

“요즘 너희 둘 다 날 멀리하니, 혹시 뒤에서 내 흉이라도 볼까 싶어서.”

“아저씨.”

진하늘이 버럭하듯 호칭을 바꿔 불렀다.

“응?”

“소인배처럼 의심하지 마요. 흉을 봐도 몰래 보는 일은 없으니까요.”

진수혁은 아저씨라는 말에 어이가 없어 웃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아이의 이마를 톡 건드리며 훈계하듯 말했다.

“좋아, 다음에 뭐 부탁할 일 있으면 그때도 꼭 그렇게 불러.”

진하늘은 말없이 입을 다물었다.

진하늘이 기가 죽은 얼굴을 하는 걸 보며, 진수혁은 더 놀리지 않고 일어섰다. 떠나기 전, 그는 화면 속 서지수를 한번 바라보고는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서지수 쪽으로는 내내 그와 진하늘의 목소리만 들렸고, 잔을 건네던 손만 비쳤을 뿐이었다. 진수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카메라에 전신이 잡힌 순간에야 그녀는 그가 같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후로도 두 사람은 20분 가까이 더 이야기했다. 서지수는 밤에 꼭 이불 덮고 자라 신신당부한 뒤 전화를 끊었고, 곧장 올라가지 않고 야외 벤치에 잠시 앉아 밤공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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