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수는 부엌 한가운데서 분주하게 채소를 씻고 손질하고 있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물에 젖어 반짝이는 모습을 보다가, 신재호는 저도 모르게 그녀의 곁으로 가 도마를 붙잡았다.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뒤섞였다.
“요즘 내내 네가 직접 밥해 먹은 거야?”
“응.”
서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칼질을 멈추지 않았다.
“도우미 불러 줄까?”
“필요 없어.”
서지수는 단칼에 잘랐다. 칼과 도마를 다루는 손놀림이 능숙했다.
“나 지금이야말로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해.”
“...”
신재호는 그녀의 손에서 칼을 빼앗았다.
“비켜. 내가 할게.”
“오늘은 내가 너 밥 사는 날인데, 네가 칼을 잡으면 어떡해.”
“네가 만든 거 먹고 쓰러지면 어쩌냐.”
신재호는 특유의 투덕거리는 목소리로 받아쳤다.
“내 목숨은 내가 지키는 게 좋겠어.”
“네 요리는 안전할 것처럼 말하네.”
“나 조리사 자격증 있어.”
“진심이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알록달록 빛깔과 향이 완벽한 요리들이 줄줄이 완성되자 서지수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신재호가 방금 볶아 낸 요리를 그녀의 앞으로 내밀었다.
“한입 먹어 봐. 네 것보다 나을 거야.”
서지수가 젓가락으로 살짝 집어 맛을 보았다. 눈이 둥그레졌다.
“어때? 엄청 맛있지!”
신재호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넘쳤다.
신재호는 원래 입맛이 엄청 까다로운 편이었다. 그가 맛있다고 인정한 음식은 서지수와 소채윤도 예외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힘 다 준 줄 알았더니...?’
서지수가 차갑게 물었다.
“뭐 하러 왔어.”
“하늘이가 개구리 잠옷 찾더라.”
진수혁은 태연하게 말했다.
“가지러 왔어.”
서지수는 한마디도 믿지 않았다.
“거기 서 있어. 내가 가져올게.”
진수혁은 더 들어오지 않았다. 서지수는 진하늘의 방에서 초록색 개구리 잠옷을 찾아 봉투에 넣었다.
돌아와 보니, 진수혁은 어느새 식탁에 앉아 젓가락을 들고 있었다.
“?”
서지수는 그를 빤히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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