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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남편은 버리는 게 답니다 นิยาย บท 180

허지영이 말을 끊고 진지하게 눈을 맞췄다.

“지난번 내 말 때문에 괜히 복잡한 생각했겠지만 이번에는 믿어도 돼. 그래도 못 믿겠으면 다른 도시, 그러니까 경주 말고 다른 데서 검사 몇 군데 더 해 봐.”

너무 단호한 당부에 서지수는 순간 자신이 착각한 건 아닐까 흔들렸다.

하지만 친아빠를 물었을 때 허지영이 보인 미묘한 반응은 확실히 수상했다.

생각을 더 할 틈도 없이 허지영이 재촉했다.

“얼른 자. 자고 일어나서 다시 생각해.”

확실히 피곤했던 서지수는 잘 자라고 전화를 끊었다.

허지영도 잘 자 한마디 남기고는 긴장을 풀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바로 서수민 이름의 채팅창을 열어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야, 아직도 안 깨어나? 방금 나 네 애한테 제대로 당할 뻔했어.”

“내가 똑똑해서 간신히 막았지.”

“정신적 피해 보상은 꼭 해. 안 그러면 나 가만히 안 있어!”

허지영은 간발의 차로 눈치챘다. 하마터면 서지수에게 완전히 말려들 뻔했다.

서지수는 서수민과 서승준이 결혼한 뒤에 태어난 아이다. 설령 자신이 서승준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서지수라면 덜컥 친자 감정 결과를 들고 가서 따질 성격이 아니다.

자초지종을 모른 채 그런 질문을 했다가는 서승준이 서수민을 거짓으로 유도할 수도 있다. 서수민을 누구보다 아끼는 허지영으로서는, 진상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그럴 위험을 절대 두고 볼 수 없다.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안은 남아 있었다. 결국 허지영은 손에 쥔 일들을 마무리한 뒤 며칠 안에 귀국하기로 마음먹었다. 혹시 모를 변수가 생기면 직접 나서서 수습할 생각이었다.

서지수는 자신이 던진 카드에 어떤 허점이 있었는지조차 몰랐다. 답을 얻고 싶은 마음에 급해진 나머지 결과가 나왔다고 뻥을 치며 허지영을 떠본 것이다.

그녀는 바로 잠들지 못하고 허지영의 말을 곱씹었다. 지금까지 확실히 알게 된 사실은 부모님이 혼전 계약서를 썼고,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들어간 모든 비용은 어머니가 해원 그룹을 세울 때 아버지를 도와준 대가였다는 것.

해원 그룹이 무너질 때 어머니는 이미 알고 있었고, 아버지가 가족을 버렸을 때조차 화를 내지 않았다. 그 외에는 여전히 뒤죽박죽이다. 더 고민해 봐야 소용없다 싶어 눈을 감고 잠에 빠졌다.

다음 날, 열 시가 훌쩍 넘어서야 일어났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서지수는 이원 1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는 호텔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나석호와 백여진 등 몇몇 직원이 이미 와 있었다. 나석호가 손짓했다.

“서지수 씨, 이쪽으로 와요.”

상사라 마지못해 다가갔다.

“오늘 저녁에 진 대표님 오시는지 궁금해서요.”

서지수의 표정이 순간 차가워졌다.

“잘 모르겠는데요.”

“우리끼리인데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잖아요.”

나석호가 더 목소리를 낮췄다.

“총괄님도 모르시는데 지수 씨가 어떻게 알겠어요?”

백여진이 담담히 거들었다.

“직원을 이런 식으로 난처하게 굴면 안 되죠.”

“난처하게 하긴 뭘...”

나석호가 변명을 꺼내려던 찰나, 호텔 로비 쪽에서 왁자한 소리가 들려왔다.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그쪽으로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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