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2층 응접실.
진수혁과 진민기가 마주 앉아 있었다.
진민기는 비서와 보디가드 둘을 향해 턱짓했다.
“나가 있어. 수혁이랑 할 얘기 있으니까.”
“네.”
비서는 고개를 숙이고 문을 닫고 나갔다.
진민기가 고준석을 힐끗 보며 말했다.
“네 친구도 나가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할 얘기는 남들 귀에 안 들어가는 게 좋을 텐데.”
고준석은 무표정하게 시선을 돌렸다. 모든 판단은 진수혁에게 맡긴다는 뜻이다.
“필요 없어.”
진수혁이 느릿하게 말했다.
“난 너처럼 숨길 일 없거든.”
“내 말을 듣고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겠어?”
진민기가 입꼬리를 비틀며 웃었다.
둘은 성향이 정반대였다. 진수혁은 약점을 드러내도 개의치 않는 듯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왜 서지수한테 기웃거렸어?”
“얘기 좀 하려고.”
진민기는 어깨를 으쓱였다.
“얘기 하나 하려고 그렇게까지 판을 벌였어?”
진수혁은 오늘 밤의 치밀한 움직임을 떠올렸다. 이 정도면 단순한 일이 아니다.
“보통 대화면 이럴 일 없지.”
진민기는 느릿하게 안경을 벗었다.
“근데 난 네 어린 시절 얘기를 꺼냈고, 사진도 몇 장 보여 줬거든.”
진수혁의 기류가 묵직해졌다.
진민기가 안경을 다시 쓰며 물었다.
“지수 씨가 너한테는 얘기 안 했어?”
고준석은 살짝 긴장된 눈길로 진수혁을 바라보았다. 속으로는 그를 대신해 긴장하고 있었다.
진수혁이 제일 꺼리는 주제가 바로 어린 시절이다. 완전히 묻어 버린 기억이라 누구도 입에 올린 적 없다. 그런 이야기를 진민기가 서지수에게 털어놓았다니 잠자는 호랑이의 코털을 건드린 셈이다.
진민기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 일의 파장이 진수혁에게 얼마나 컸는지 그는 잘 안다. 예전에는 부모가 그 사건을 한 글자만 꺼내도 미친 듯이 날뛸 정도였다.
‘그런데 이 태연함은 뭐지?’
“판을 이만큼 벌여서 나를 막고, 고준석까지 묶어 둔 이유가 도대체 뭐야?”
진수혁은 마음을 거두어 한껏 차분해졌다. 한순간 껍질을 벗고 새로 태어난 사람처럼 묵직했다.
진민기는 여전히 그를 훑어보며 속을 캐려 들었다. 응접실 공기가 서늘하게 가라앉는다.
꽤 오래 살펴봐도 그가 시치미를 떼는 것인지, 정말 무덤덤한 것인지 도통 알 수 없자, 그제야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이미 말했잖아.”
진수혁의 눈동자는 밤보다 더 짙게 가라앉았다.
‘지나간 얘기를 서지수한테 전하려면 전화 한 통이면 됐겠지. 굳이 이렇게 요란할 이유가 없어.’
진민기가 화제를 돌렸다.
“곧 이원 시상식 시작이야. 지수 씨, 상 받을지도 모르는데 내려가 볼래?”
진수혁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ความคิดเห็น
ความคิดเห็นของผู้อ่านเกี่ยวกับนิยาย: 바람난 남편은 버리는 게 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