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석은 한참 동안 이어폰 너머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중얼거렸다.
“이제 얘기 끝난 거야?”
연청은 키보드를 두드려 다른 화면을 띄우더니, 파란 점이 움직이는 걸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끝났어. 서지수 씨가 지금 병원 밖으로 나가고 있어.”
고준석은 옆에 앉은 진수혁을 힐끗 바라봤다.
압박감이 사라졌고 얼굴빛도 아까보다 한결 부드러워졌다.
“난 도저히 이해가 안 돼. 서지수 씨 같은 좋은 여자를 두고도 이혼하려고 한다니, 설마 남자가 좋은 거야?”
연청은 노트북을 닫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누가 이혼하겠대?”
진수혁이 고개를 들어 응수했다.
고준석과 연청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혼 얘기는 지수가 꺼낸 거야. 난 그냥 잠깐 투정 받아주는 중이거든.”
서지수가 방금 남긴 말이 진수혁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셨다.
“지수 씨가 투정 부리는 게 아니야.”
고준석이 조심스레 말했다.
“오늘이 8일이잖아. 12일이면 절차 끝나고 13일에는 진짜로 이혼 서류 받으러 가야 해.”
진수혁은 잠시 멈칫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고준석은 용기를 내 덧붙였다.
“지수 씨 성격 네가 제일 잘 알잖아. 그때 가서 네가 못 하겠다고 버티면, 지수 씨가 무슨 일을 저질러서라도 널 밀어붙일걸?”
진수혁은 소파에서 일어나며 눈썹 사이에 전에 없던 무게를 얹었다.
이제는 해결해야 할 때였다.
“어디 가는데?”
고준석이 뒤에서 물었다.
“사람 데려왔으니, 며칠 안에 그 일 좀 파봐. 늦어도 다음 주 수요일까지 결과 갖고 와.”
진수혁은 걸어가며 또렷하게 지시했다.
연청의 눈이 반짝였다.
“무슨 일인데?”
“지수 씨 어머니 일.”
고준석이 대답했다.
요즘 들어 그는 꽤 좌절감을 맛보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안 나오는 정보는 처음이었다. 진짜 문제는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누군가가 서수민에 관한 기록을 싹 지워 버렸기 때문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
연청은 그의 처지가 못마땅해서 마지못해 물었다.
“대체 뭘 찾으라는 건데?”
고준석은 더욱 호기심이 솟았다.
“지수 씨 어머니가 경주로 오기 전엔 어디 출신이었는지, 부모님 성함은 뭔지, 또 서지수 씨랑 서승준 말고 다른 친척이 있는지 알고 싶어.”
연청은 키보드를 두드리며 건성으로 검색을 돌렸다.
결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없다고???!!’
느긋하던 그녀의 얼굴에 드디어 변화가 스쳤다. 몸을 바로 세우고 다시 한번 검색했다.
그래도 없었다.
“너 지금 그 표정...”
고준석은 저도 모르게 불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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