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따뜻하고 넓은 손바닥이 슬며시 서지수의 손을 감쌌다. 고개를 돌리니 진수혁이 바로 옆에 서 있었다.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들어가자.”
“응.”
서지수는 가볍게 대답했다.
걸음을 떼며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손을 빼냈다. 빈손이 된 진수혁의 손끝이 잠시 허공에서 맴돌았다.
그날 저녁, 진수혁은 서지수, 진하늘과 함께 식탁에 앉았다. 두 모자가 서로 반찬을 집어 주는 모습을 보자, 그는 한순간 예전으로 돌아간 듯 착각했다.
그러던 중 집사가 서류 뭉치를 들고 물었다.
“서지수 씨, 이 서류 찾으시는 건가요?”
서지수는 바로 일어나 서류를 받아 들고는 뒤집어 가렸다.
“업무 서류야?”
“아니, 개인적인 거야.”
진수혁은 더 묻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으니 말이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서지수는 서류를 안방 베개 밑에 숨겼다. 서수민의 일은 그에게 알려 주고 싶지 않았다. 이혼을 결심한 이상 집안일은 그녀가 직접 해결해야 했다.
그 사이 진수혁은 진하늘을 불러 타일렀다.
“잘 때 이불 걷어차지 마. 네 엄마 자는 데 방해하지 말고.”
진하늘은 의아해하며 올려다봤다.
“뭔가 수상해요. 전 아저씨라고까지 부르는데도 엄마랑 같이 자게 하는 거예요?”
“마음 넓은 어른이라 그렇다 생각해.”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럼 혼자 자. 대신 앞으로 18날 밤 동안 오늘 한 말을 후회하게 될 거야.”
“...”
진하늘은 동그란 눈을 또르르 굴렸다.
‘엄마 옆에서 자면 아빠가 싫어도 엄마가 덜 불편해하겠지? 다른 함정은 없어 보이는데...’
여러 번 셈을 해 본 뒤, 결국 결론을 내렸다.
진수혁은 태연하게 물었다.
진하늘은 벌떡 일어나 뾰로통한 얼굴로 말했다.
“거짓말쟁이.”
“응?”
아이의 맑은 목소리가 진지하게 이어졌다.
“아저씨가 한 일, 엄마한테 다 말할 거예요. 평생 아저씨로만 남게 해 줄 거예요.”
“그 얘기 하면 네 엄마 속상할 텐데? 그걸 바라?”
진수혁은 아들의 마음을 정확히 짚었다.
“...”
진하늘은 속으로 울상을 지었다.
‘아빠 진짜 치사해. 애까지 골탕 먹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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