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에 감동을 받았냐면 당연히 받았다. 서지수라고 목석도 아닌데 달콤한 말 속에서 아무렇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음이 움직였냐면 그것도 당연히 움직였다. 그가 정말 자신을 신경 쓰고 있다는 게 전해졌다.
그렇다고 재결합할까? 이 물음이 떠올랐을 때 서지수는 한순간 주저했지만 곧 이성을 되찾았다. 지금의 말은 따뜻했지만 예전의 차가운 말들도 똑같이 뼈아팠다.
그 부정과 폄하가 아직도 가슴에 박혀 있어서, 되살아나려던 떨림을 억눌렀다.
“생각 끝나면 말해 줘. 되도록 일주일 안에.”
진수혁은 짧은 몇 초 동안 서지수가 그렇게 많은 생각을 했다는 걸 몰랐다.
“네가 알아서 처리해. 나는 믿어.”
서지수는 그가 사사로이 움직일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았다. 자신 혼자 진가에 맞서면 승산이 없다는 것도 말이다.
“알겠어.”
“응.”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대화였지만, 소채윤은 폭풍 전의 고요를 느꼈다. 이 평온 뒤에 두 사람의 가장 거센 충돌이 올 것 같았다.
얼마나 오래 고요가 이어질지, 폭풍이 얼마나 클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지금 자신이 전구처럼 끼어 있다는 사실만 자각했다.
“하늘이가 월요일 새벽에 캠프 버스 타고 가야 해. 이틀은 여기서 지낼래? 하늘이랑 너는 안방 쓰고, 난 게스트룸 쓸게.”
진수혁의 제안에 서지수가 눈을 들었다.
대답을 고민하는 사이, 진수혁이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따뜻한 손바닥이 손등을 감싸고, 목소리는 부드럽고 기대가 섞여 있었다.
“그렇게 하자, 응?”
“좋아.”
그가 진지하게 얘기하려 한다면, 그녀도 응할 생각이었다.
적당한 때, 그가 완전히 안정됐을 때 평화롭게 이혼 문제를 꺼낼 생각이었다.
진수혁은 자극하면 안 되는 사람이니까.
진수혁은 굳이 붙잡지 않았다.
서지수가 그녀를 차까지 배웅했다.
차에 오르기 전, 소채윤이 서지수를 꼭 끌어안고 속삭였다.
“당분간 잘 버텨. 나랑 재호가 소유리 건 더 빨리 파볼게. 실마리 잡으면 바로 올게.”
“응.”
서지수도 스스럼없이 받아줬다.
“급하면 전화해. 내가 없더라도 바로 사람 보낼 거야.”
“알겠어.”
서지수는 친구가 떠나는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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