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인은 뻘쭘하기만 했다.
그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사이에 서지수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유난히 차분한 모습으로 물었다.
“진수혁이 시킨 짓이죠.”
“아니요!”
지배인은 바로 부인했다.
“진 대표님이 시킨 거 아니에요.”
“어디 있어요?”
서지수는 이 일이 무조건 진수혁과 연관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옆 방에 있어요? 아니면 이미 떠났어요?”
예전에 진수혁 따라 구경하러 다녔을 때도 옆방에 자리 잡곤 했는데 이 습관이 바뀌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
지배인은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식은땀을 흘렸다.
“오라고 하세요.”
이어폰에서 고준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음이 불안해진 지배인은 서지수와 신재호가 뚫어져라 쳐다보자 솔직하게 말했다.
“진 대표님과 고 대표님께서 옆방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서지수는 바로 옆방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신재호도 뒤를 따랐다.
옆방의 문은 이미 열려있었고, 안으로 들어가자 태연하게 의자에 앉아있는 진수혁이 보였다. 그는 변함없이 무표정이었고, 서지수를 보고도 그저 고개만 들어 올릴 뿐이다.
그와 시선이 마주친 서지수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서지수가 질문하기도 전에 고준석이 먼저 말했다.
“신 대표님,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온 거예요?”
“누가 이 말도 안 되는 연기를 시켰나 했더니 고 대표님이었네요?”
신재호는 가소로운 표정으로 그를 비웃었다.
“보아하니 그동안 똑똑해진 건 아닌가 보네요?”
“신재호 씨!”
고준석은 바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신재호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말씀하세요.”
고준석은 바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제기랄...”
“개가 몇번 짖은 걸 가지고 왜 흥분하고 그래.”
진수혁이 그의 어깨를 누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 바람둥이도 함께 있었네요?”
신재호는 보이는 족족 가만두지 않았다.
신재호가 자연스럽게 물었다.
“무슨 일이요.”
“지수를 좋아하는 거.”
진수혁은 서지수를 힐끔 쳐다보고는 다시 신재호와 눈을 마주쳤다.
“아니에요?”
“맞아요.”
신재호가 깔끔하게 인정했다.
“누구나 다 아는 일인데 굳이 부정할 거 뭐 있어요.”
진수혁은 눈빛이 어두워지고 말았다.
“그런데 뭐든 다 사랑으로 엮지 말아 줄래요?”
신재호는 차분하기만 했다.
“진 대표님 눈에는 사랑밖에 안 보여요? 우정은요?”
“정말 지수한테 친구로서의 감정 외에 다른 감정은 없다고 장담할 수 있어요?”
고준석이 물었다.
“당연히 있죠.”
서지수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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